일본 만화 '태권더 박', 전현직 대통령 비하하고 역사적 인물 조롱 논란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혐한(嫌韓)만화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겨 파장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수준이라며 충격적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태권더 박'이라는 일본 만화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만화는 한 태권도 선수가 자신의 태권도 도장을 박살낸 일본인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형식상으론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태권더 박'은 등장인물 이름부터 얼굴, 각종 장면 묘사에 전직 대통령과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다. '태권더 박'에 등장하는 한국인 씨름 선수의 이름은 오무현. 한자 표기도 노 전 대통령과 동일하며 외모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흡사하다.
이 만화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거리로 삼았다. 극 중 오무현은 일본 제국주의자와 대결 중 두개골 파열로 사망하는데 해당 장면이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순간을 연상케 한다. 또 호주머니에 선 채로 사망한다는 황당한 설정에서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연설하던 모습을 그대로 차용했다.
'태권더 박'의 내용을 확인한 여론은 양분됐다. 보수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수천 개의 추천이 이어지며 '태권더 박' 작가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일베' 일부 유저와 해당 만화를 만든 작가를 비판하며 극우 일본인들의 혐한이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해당 만화에는 노 전 대통령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닮은 캐릭터도 등장한다. 한 악당이 머리스타일과 얼굴 등이 박 대통령과 굉장히 흡사한 여성캐릭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뒷 배경엔 태극기까지 그려져 있다.
'태권더 박'의 표지엔 안중근, 이봉창 의사를 포함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도 나온다. 그 아래에는 '열등 민족 쪽빠리는 반성해라! 세계 최고 민족 한국인을 존경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반어법이나 과격한 문구를 사용해 한국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또 만화에 등장하는 '태권도 기술' 가운데 '중근'은 안중근 의사의 얼굴과 함께 손가락을 모아 몸을 세 군데 찌르는 기술로 소개되고 있다. 이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알 세 발을 쏜 것을 희화화한 것이다. '봉창'이란 기술도 이봉창 의사가 일왕 암살 시도 당시 찍은 사진에 나타난 모습을 조롱한 것이다.
블로거 '문화병론가 고성궈'는 "'태권더 박'의 기존 출판사는 혐한만화는 물론 혐일만화까지 출간한 곳으로 결국 폐업했는데 '태권더 박'은 출판사를 옮겨 7월 초 새 단행본이 출간됐다"고 말했다.
'태권더 박'은 이달 초 국내 온라인 서점에 판매 등록이 되긴 했지만 현재는 만화 내용을 확인한 업체가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해당 만화책을 판매해 달라는 독자의 요청이 있어 홈페이지에 등록해 놓았었지만 부적절한 내용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즉각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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