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부덤' 뛰쳐나온 분양 붐 … 다시 수지맞은 수지
'대형평형서 흘린 눈물' 탓, 중소형단지가 살아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미분양 아파트의 무덤', '용인의 눈물'로 불렸던 경기도 용인시 수지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파트 거래가 늘고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더니, 올 들어서는 분양시장 호조세와 맞물려 집값이 크게 뛰었다. 청약 광풍이 휘몰아친 광교 신도시의 후광효과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조성에 따른 기대감이 더해진 때문이다. 내년 초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이 임박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용인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 2010년 2월 7193가구, 2012년 11월 7296가구로 각각 역대 최고치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소진 속도라 빨라지더니 올 4월 현재 3271가구로 줄었다. 국민은행 부동산통계를 보면 6월 말 용인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2년 11월과 비교해서는 3.91%, 일년 전에 비해서는 4.62% 올랐고, 같은 기간 수지구의 아파트 값은 각각 8.00%, 6.65%로 크게 뛰었다.
미분양이 줄고 아파트값 회복속도가 빨라지자 분양시장도 뜨거워졌다. 지난주 포스코건설이 동천동에 공급한 '수지동천더샵 파크사이드'는 청약 결과 32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1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9대 1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600만원대. 2007~2008년 버블세븐 지역으로 꼽힐 만큼 집값이 급등했다가 수년째 내리막길을 면치 못했던 수지에서 1600만원은 과거 고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림산업이 3월 풍덕천동에 분양한 'e편한세상 수지'는 분양가가 3.3㎡당 1400만원대에 책정되면서 1순위에서 평균 8.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곧바로 계약 3일만에 완판됐다. 올 가을 입주를 앞둔 풍덕천동 '래미안수지 이스트파크' 역시 전용면적 84㎡가 분양가 4억5000만원에 웃돈(프리미엄)이 8000만원 이상 붙었다. 전세는 4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중요한 변화는 10여년 전과 달리 대형 평형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전용 150㎡ 이상 비중이 높은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와 인접해 들어서는 '수지동천더샵 파크사이드'는 84㎡와 101㎡로만 공급된다. 풍덕천동 'e편한수지'는 84~103㎡ 규모다.
200㎡ 이상의 초대형 평형이 몰려 있는 상현동에서는 이번 주말 동도건설이 전용 36~42㎡의 도시형 생활주택 '수지 동도센트리움' 168가구를 선보인다. 신구건설이 분양한 59㎡ 112가구 규모의 '용인수지 휴엔하임'은 공사가 한창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과거 미분양의 아픔을 잘 아는 수요자들이 더 이상 대형 평형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20년된 중소형 아파트의 전셋값마저 오르다 보니 작지만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거주 수요에 일부 투자수요까지 가세해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을 따라 오피스텔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성복역과 인접한 대규모 부지에 롯데건설이 짓는 복합쇼핑몰 계획이 확정됐다. 전용 69㎡와 84㎡ 아파트 2396가구와 쇼핑센터, 문화시설, 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인근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초대형 롯데몰이 들어서면 광교 못지 않은 인구유입 효과로 상권과 집값이 모두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하철 개통 효과는 이미 상당 부분 집값에 반영돼 있지만 별다른 악재가 없다면 가격을 좀 더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강남역까지 30~40분, 광교까지 10분대에 연결되는 만큼 지하철역 접근성이 좋은 곳을 단지는 3.3㎡당 1500만원까지는 무난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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