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2타 차 공동 8위, 존슨 7언더파 '퍼펙트플레이', 안병훈은 공동 109위 난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953년 벤 호건(미국) 이후 62년 만의 시즌 초반 '메이저 3연승'.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의 '최고(最古)의 메이저' 144번째 디오픈(총상금 630만 파운드) 목표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1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7297야드)에서 끝난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작성해 2타 차 공동 8위에 안착했다. '넘버 4' 더스틴 존슨(미국)이 7언더파를 몰아쳐 리더보드 상단을 접수한 상황이다.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었다. 1, 2번홀에서 연거푸 중거리 퍼팅이 들어가는 등 출발이 좋았고, 5~7번홀에서는 3연속버디를 쓸어 담는 집중력을 가미했다. 후반 11번홀(파3) 버디로 가속도를 붙였다가 바람이 강해진 13, 17번홀에서 보기 2개를 범한 게 '옥에 티'다. 다행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m 짜리 만만치 않은 버디퍼트를 집어 넣어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스피스에게 전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에서 2002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13년 만에 '메이저 2연승'의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번 우승은 그래서 '그랜드슬램(Grand Slam)'의 세번째 퍼즐을 맞추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직결된다. '新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불참으로 확률이 더 높아졌다.
현지에서는 스피스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존슨의 초반 스퍼트가 또 다른 빅뉴스로 떠올랐다. 5번홀(파5)에서 '2온 1퍼트' 이글, 9번홀(파4)에서는 티 샷을 프린지에 떨어뜨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는 등 장타를 동력으로 삼았다. 스피스 역시 "존슨의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내가 가진 모든 기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우승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존슨이 바로 US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3.7m 거리의 '3퍼트 보기'로 스피스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던 선수다. 설욕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무시무시한 애칭의 '로드홀' 17번홀(파4ㆍ495야드)에서 절묘한 파 세이브로 위기관리능력까지 곁들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존슨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며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느낌"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잭 존슨(미국) 등이 공동 2위(6언더파 66타)에 포진하는 등 우승후보들이 속속 선두권에 집결하는 모양새다. '메모리얼 챔프'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는 전반 7언더파 29타의 돌풍을 일으켰다가 후반 4타를 까먹어 순식간에 공동 18위(3언더파 69타)로 밀려 가능성만 입증했고, 2013년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은 공동 24위(2언더파 70타)에서 2년 만의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다.
리키 파울러(미국)는 반면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공동 64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주 '디오픈 모의고사' 스코티시오픈을 제패해 한껏 기대치를 부풀렸지만 10번홀(파4) 이글에 보기 2개의 단출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하는데 그쳤다. 한국은 지난해 US아마추어 챔프 자격으로 등판한 아마추어 양건(21)이 공동 87위(1오버파 73타), 안병훈(24)이 공동 109위(2오버파 74타)에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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