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2분기에 경제성장률 7%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6.8%에 그쳐 2009년 1분기(6.6%)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7% 성장률이 붕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성장률 7%는 중국 경제에 있어 의미 있는 숫자다. 정부가 설정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며 '바오바(保八·8%대 성장률 유지)' 정책을 포기하고 7%대 성장률 유지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7.4%였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로도 1.7% 성장해 1분기 1.3% 보다 확대됐다.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정부의 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들이 성장률 7% 붕괴를 막는데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중국 국가 통계국의 성라이윈(盛來運)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인 정부 정책 지원으로 2분기 경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중국 내 경제환경이 여전히 복잡하고 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라 중국 경제의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 혼란이 향후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만 대답했다.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중국이 하반기에도 성장률 목표를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최근 주식시장 혼란이 소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풀이했다. 6월 중순 부터 전개된 중국 주식시장 폭락은 하반기 중국 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또 "이날 GDP와 별도로 발표 된 경제지표들도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점점 강하게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고 분석했다.
산업생산 지표의 경우 1~6월 증가율이 6.3%를 기록해 전망치 6.2%를 웃돌았지만 지난 1분기(1~3월) 증가율 6.4% 보다는 낮아졌다. 소비 동향을 알 수 있는 소매판매도 1~6월 증가율이 10.4%를 기록해 1분기 10.6% 보다 둔화됐다. 건설 · 설비 투자 동향을 나타내는 고정 자산 투자도 1~6월 11.4% 증가해 1~3월 증가율 13.5% 보다 낮아졌다.
중국은행은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방정부의 거대한 부채 규모, 그림자 금융, 은행권 잠재부실 등은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언젠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면서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했다. 은행은 또 중국 정부의 과도한 증시 개입을 못마땅해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이탈하면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이 성장률 목표를 지키지 못 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인 6.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팀장은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앞으로 둔화 기조를 이어가면 세계 경제성장률도 2%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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