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신과 계약 끝…ML목표
투구 스타일 분석당해 경기불안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오승환(33)이 이상하다. 꾸준히 세이브를 추가하고 있지만 공은 지난해만큼 위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블론세이브(마무리투수가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일)를 네 개나 기록했다. 올 시즌 서른여섯 경기에 나가 2승2패 23세이브(평균자책점 2.83)를 기록했다.
지난 12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23세이브째를 신고했다.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4-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인 아베 신노스케(36)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후속타자들을 근근이 잡아냈지만 경기 내용이 불안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끝으로 한신과의 계약이 끝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러나 오승환에 대한 미국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지난 10일 도쿄스포츠는 미국 스카우트들을 인용해 “구속이 150㎞가 나와도 체감 속도는 떨어진다. 일본리그는 통할지 몰라도 메이저리그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포크,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파악됐다. 오승환에 관심있는 구단도 있겠지만, 고액의 제안은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었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71)은 오승환에 대해 “일본에서 어느 정도 통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백 전 감독은 1962~1981년 일본프로야구 롯데와 니혼햄, 세이부, 긴테스 등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백 전 감독은 “어느 리그를 가도 2년만 지나면 파악이 끝난다. 일본 타자들은 상대투수에 대해 다 읽고 나온다. 특히 세이브 투수들은 던지는 이닝도 한정 되어 있어 각 팀에서 이미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전 감독은 승부처를 수읽기 싸움으로 봤다. 그는 “똑같은 공으로 공격하면 타자에게 수를 읽힌다. 강약 조절이나 제구 등 수 싸움을 어떻게 연구하고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금방 새 기술을 배우기는 어렵지만 갖고 있는 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경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승 4패 39세이브(평균자책점 1.76)로 외국인선수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지난해 7월21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한일 통산 300세이브의 위업을 달성했다. 블론세이브는 여섯 번이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