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70에 전장 6460야드, 오르막 티 샷만 14개 홀, 마지막 18번홀이 '승부처'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장타가 필요해."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메이저 2연승'에 도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세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 달러)의 격전지는 1920년 개장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골프장이다. 서닝데일과 체리힐스, 시네콕힐스 등 세계적인 명코스를 설계한 윌리엄 플린(미국)의 작품이다. 페어웨이 옆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경관이 일품이다.
선수들에게는 그러나 '고난의 코스'다. 이번 대회는 더욱이 파70에 전장 6460야드로 세팅됐다. 파5홀은 2개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18개 홀 가운데 14개 홀에서는 오르막 티 샷을 해야 한다. 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장타를 보유해야 캐리로 충분한 비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다음 샷에서 그린을 공략하기 편하다.
좌우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홀이 많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홀에 따라 페이드와 드로우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샷 능력이 필요하다. 바로 창의적인 샷이다. 플린은 "매 홀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주관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그린은 당연히 까다롭다. 전체적으로 오르막에 언듈레이션이 심해 그린을 훌쩍 넘겨버리면 파 세이브조차 쉽지 않다.
랭커스터에서 학교를 다녀 1주일에 2~3차례 라운드를 했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7승의 베테랑 짐 퓨릭(미국)은 "오르막 어프로치를 많이 해야 한다"며 "짧은 퍼팅에서는 특히 미세한 브레이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비 역시 지난 5월 두차례 사전답사를 마친 뒤 "러프가 길어 일단 페어웨이를 지켜야 한다"며 "그린 또한 빨라 홀 뒤쪽에서 내리막 퍼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끔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주의 홀은 경기 중반 1개의 파3홀과 3개의 파4홀로 구성된 8~11번홀이다. 릭 깁슨 랭커스터골프장 지배인은 "4개 홀에서 파만 잡고 통과해도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승부처는 파4의 마지막 18번홀이다. 437야드의 거리부터 극복해야 한다. "티 샷과 아이언 샷 모두 완벽해야 웃을 수 있다"는 평가다. 렉시 톰슨(미국)은 "18번홀은 파가 목표"라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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