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설치작가 양혜규(45)가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UCCA)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다. 또한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리옹비엔날레에서도 그의 설치작이 세워질 예정이다. 현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구겐하임의 소장품 전시에서도 양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MoMA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지난 3월과 6월 소장품전을 열면서 각각 양 작가의 작품 '살림'과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목소리와 바람'을 전시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두 작품 모두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을 통해 발표한 작품들이다. '살림'의 경우 비엔날레에서 발표된 지 6년만에 공개된 작품으로, 내년 3월 31일까지 장기간 소개될 예정이다. MoMA의 소장품전은 '새로운 유산을 위한 현장: 현대미술'로 지난 30년 동안 이 미술관의 현대미술 소장품 중 당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흐름에 접근한 혼합매체 작품들을 선별해 마련한 전시다. 양 작가의 작품은 작가 자신이 살던 베를린 집의 부엌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것으로, 부엌을 '살림'이 펼쳐지는 장소로 은유했다. 작가는 이를 "일종의 인간 삶의 생태학적 기계실"이라고 해석한다.
구겐하임 전시의 경우 오는 9월 9일까지 3개월간 이어진다. '스토리라인: 구겐하임의 현대미술'은 약 100여 점에 달하는 2005년 이후의 소장된 작업을 중심으로, 양혜규를 포함한 오늘날의 예술가들이 구축하는 스토리텔링이란 화두를 조명한다.
또한 스웨덴 스콕홀름 현대미술관에서 오는 8월 30일까지 열리는 그룹전과 오스트리아 응용미술관에서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리는 비엔나비엔날레에서도 그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재 작가는 알렉산더 칼더 재단이 운영하는 프랑스의 사셰(sache)의 아틀리에에서 오는 9월 15일까지 체류 중이다. 이 레지던시는 실제로 칼더가 살고 작업하던 집과 작업실에 조각가 출신의 유명 작가들을 초대하는 저명한 프로그램이다. 이제까지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 등을 비롯한 세계적 작가들이 거쳐갔다.
하반기인 10월 31일부터는 중국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UCCA)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다. 내년 1월 3일까지 이어질 이 개인전에서는 설치, 조각, 영상 등 총 9점의 신작과 구작이 출품된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그간 아트 바젤 홍콩 및 타이베이 비엔날레를 통해 중화권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나 개인전을 통해 중국 본토에서 실제적으로 양혜규의 작업세계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럽과 북미,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도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양 작가는 오는 9월 1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프랑스 리옹 비엔날레에도 참가한다. 올 초 삼성미술관 리움 개인전에서 첫 선을 보였던 '솔 르윗 뒤집기 ― 23배로 확장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이 3등분의 새로운 형태로 변용돼 설치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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