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코너에 몰린 국민연금

시계아이콘01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합병찬반 여부 자체 결정하라" 여론 압박 크지만

- 외부 자문기관 반대의견 등 무시한채 독자 행보 어려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준영 기자]국민연금이 9, 10일 중으로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내부의 기금운용본부 산하의 투자위원회에 물을지, 보건복지부 산하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넘길지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어느 곳에 찬반 의견을 묻느냐에 따라 찬반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부유출 논란 등 국가경제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따르자면 전문위원회에 넘기기보다는 자체 투자위원회에서 찬성에 힘을 실으면 된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연구원,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서스틴베스트 등 외부 의결권 자문기관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독자 행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의결위에 찬반 의견을 묻지 않을 명분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국민연금의 내부 의결권 행사지침에 대한 반대 논리도 있어야 한다. 의결권 행사지침은 사안별로 검토하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거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경우 반대나 기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부 투자위원회를 거쳐 합병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놓기 힘든 이유다.


그렇다고 반대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외국계 투기자본의 손을 들어줘 국부유출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위원회에 일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의결위는 지난달 SK와 SK C&C 합병 건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다. 9명의 위원들 성향상 국부유출 논리보다 주주가치 훼손 쪽에 손을 들 가능성이 높다.


당시 김성민 의결위 위원장은 합병비율 산정 과정이 적법해도 국민 피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언급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판단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SK그룹과 삼성그룹의 사정이 다른 것도 고민을 깊게 한다. 이미 소버린 사태 교훈(?)을 익힌 SK그룹은 충분한 실질 지배력을 확보해 이번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의견이 향배를 가를 상황도 아니었다. 실제 합병 주총에서 주주들은 합병안에 대해 87~90% 찬성표를 던졌다. 사실상 결론이 정해진 상황에서 쓴소리는 어렵지 않지만 순환출자로 직접 지배력이 약한 삼성그룹은 사정이 다르다.


이에 의결위의 인적 구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불씨를 옮겨 국민연금이 직접 찬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의결위 전문위원은 연구기관 추천 1명, 정부ㆍ사용자단체ㆍ근로자단체ㆍ지역가입자단체 추천 각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삼성계열사에서 근무하거나 자문위원을 지낸 인사들이 포함돼 공정성을 다하지 못하리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처럼 한 쪽에는 반대표를 한 쪽에는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의결권 행사지침을 따르면서 국부유출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해소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