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사조그룹·동원그룹 관련주 등 강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중국증시의 영향으로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자산주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상황에 민감한 종목 대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자산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렉시트 우려가 본격화된 지난 6일부터 사조오양, 사조산업, 사조대림, 동원수산, 동원산업, 삼양홀딩스, 선창산업, 한성기업 등 자산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조오양 주가는 지난주만 해도 1만3000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7일과 8일 20% 이상 급등, 주당 1만5000원 선으로 올라섰다.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고 보수적 성향의 보험과 기금이 매수에 나섰다.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주가 역시 동반 상승했다. 사조산업의 주가는 7일과 8일 이틀 동안 11% 가까운 상승 폭을 나타냈고, 사조대림 역시 같은 기간 13% 급등했다. 코스피지수가 4% 이상 빠지는 급락장에서 두 종목 모두 15% 이상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사조그룹 관련주에 이어 동원그룹 관련주의 주가도 폭락장 숨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동원산업 주가는 지난달 30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주당 3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산주로 부각된 데 이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설이 돌면서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동원그룹 관련주인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등도 연중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삼양홀딩스, 선창산업 등도 속속 자산주 랠리에 동참하고 있다.
약세장 속 자산주의 부각은 투자자들이 위험 줄이기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상반기 강한 상승장에서 바이오주와 화장품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커진 변동성에 대한 공포감도 투자자들이 자산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특히 최근에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은 저평가 자산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사조대림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0.81배, 사조오양 역시 0.93배에 불과하다. 현재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상황인 셈이다. 동원그룹 관련주 동원산업과 동원F&B 1.64배, 3.07배 수준이다. 선창산업(0.75배), 삼양홀딩스(1.65배) 등도 동종기업 대비 PBR이 낮다.
증권사 한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 회피를 위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대외악재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자산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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