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국제유가의 연이은 급락세에 수혜가 예상됐던 항공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여파에 따라 지난달 국제여객수 감소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실적 우려가 호재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메르스 여파에 따른 관광객 감소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예정됐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무산소식까지 전해지며 낙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수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적으로는 메르스 확산이 멈추며 공포심리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항공수요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회복되려면 8월까지는 기다려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엔저로 인한 일본과의 관광 경합까지 고려하면 항공주의 본격적인 상승세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코스피시장에서 오전 9시43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장대비 2900원(6.90%) 내린 3만9100원, 아시아나항공은 390원(5.68%) 내린 6480원에 거래되고 있다. 2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배럴당 59.47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51.65달러까지 하락하며 5거래일만에 13.15% 급락했다. 이에 항공주의 큰 수혜가 기대됐지만 메르스 여진이 항공주의 발목을 잡았다.
항공업종 대표주인 대한항공은 모기업인 한진이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대한항공 지분전량인 7.9%(579만2000여주)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코자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매각지분 물량이 많은 탓도 있지만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환승수요가 줄면서 기관투자자들의 흥행에 실패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인천공항의 국제여객수는 전년동월대비 327만3142명으로 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4월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특히 중국노선이 77만5740명으로 21.8% 감소해 가장 높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운항횟수도 각각 3.4%, 3.3% 줄어들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여파와 함께 올해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인 여행객들에게는 한국 외에 일본이란 대안이 존재해 양국간 경합이 심화되는 국면"이라며 "항공주의 주가 회복세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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