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ℓ, 20ℓ 규격, 내용물 보이도록 무색?투명 제작...시범사업 추진 후 강서구 전역 전통시장, 편의점 등으로 대상 확대...쓰레기 감량, 예산절감, 도시미관 개선 등 일석삼조 효과 기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동네 슈퍼마켓 비닐 봉투가 ‘재활용품 전용 봉투’로 재탄생한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는 동네 슈퍼마켓 등 소규모 유통업체 일회용 비닐 봉투를 빌라나 일반 주택가의 재활용 봉투로 활용하는 ‘재활용품 전용봉투’ 사업을 7일부터 시작한다.
유통업체 일회용 봉투를 재활용 전용봉투로 활용하는 건 전국 지방자치단체중 구가 처음이다.
아파트 등 대규모 공동주택은 분리배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분리배출 시설이 미비한 빌라나 일반주택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
이들 지역의 재활용품은 박스, 일반봉지 등 제각각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담겨 함부로 버려지기 일쑤다. 더욱이 버려진 쓰레기 사이에는 재활용품을 빙자한 무단 쓰레기들이 뒤섞이고, 심지어 재활용품이 음식물과 같이 버려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면 주택가 일대는 지저분한 몸살을 앓고 구는 수거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구는 동네 슈퍼와 손을 잡고 일회용 비닐봉투를 재활용품 전용봉투로 재사용할 수 있게 했다.
봉투는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꼭 필요하지만 쓰고 나면 대부분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점에 착안, 버려지는 비닐을 가정에서 재활용품을 담는데 활용하기로 했다. 재활용 분리배출?수거의 효율성을 높이고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다.
구는 ‘재활용품 전용봉투’가 주택가 일대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재활용품 수거율을 높여 버려지는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활용품 전용봉투에는 종이, 플라스틱, 비닐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활용품을 담아 배출할 수 있다. 단 생활쓰레기, 음식물 등이 혼합되면 수거가 거부된다.
재활용품 전용봉투는 10ℓ와 20ℓ 규격으로 내용물이 보이도록 무색·투명하게 제작된다. 생활쓰레기와 혼합배출을 막고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서다. 봉투 재질과 형태는 기존 방식을 유지해 주민 편의를 돕는다. 봉투 겉면에는 ‘재활용품 전용봉투’임을 알리는 문구를 적고, 재활용 품목과 분리배출 방법도 함께 표기했다.
봉투 제작은 유통업체가, 디자인과 사업안내는 구청과 유통업체가 함께 맡는다.
구는 우선 화곡슈퍼마켓(화곡동 소재)을 대상으로 시범 추진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강서구 전역 전통시장,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재활용 인식 확산을 통해 쓰레기 감량은 물론 무단투기 감소, 그리고 예산까지 절감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업체의 경우 봉투가 새로운 기능을 하면서 물건을 팔 때 손님들이 꺼리는 비닐봉투 유상판매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현행법상 편의점, 슈퍼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도소매 판매점은 일회용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
‘재활용품 전용봉투’ 사업의 아이디어는 강서구청 연구동아리 강.공.소(강서구 아이디어 공작소)에서 나왔다. 구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동아리를 운영,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행정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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