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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자처하는 그리스, 주변국들에겐 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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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발트 3국들 외면…"잘 살면서 우는 소리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당이 이끄는 그리스 정부의 태도가 채권단뿐만 아니라 그들과 비슷한 처지의 유럽연합(EU) 국가들에게도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NYT는 그리스가 독일 등 EU의 엘리트 국가들이 주도하는 금융질서에 자신들이 희생당했다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불가리아나 발틱3국 같은 가난한 국가들마저 이같은 주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젠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리스보다 가난한데도 불구하고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해결을 위해 문제에 직면해야지 이를 EU나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리자 정당은 트로이카(EU·국제통화기금·유럽중앙은행)가 돈을 빌려준 대신 지나치게 가혹한 긴축을 요구해 그리스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스 인들도 이에 공감해 지난 1월 총선에서 시리자를 집권당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시리자가 주장하는 '피해자' 이미지와 가난한 주변국들이 그들을 보는 이미지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불가리아나 다른 가난한 국가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지난 5년간 긴축정책으로 인해 그리스가 받은 고통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EU 통계청 '유로스탯'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인당 연금액은 472유로로 그리스(1625유로)의 3분의 1 수준이다. 불가리아는 이보다 작은 257유로다. NYT는 그리스가 지난 2012년부터 연금을 삭감해왔지만, 이는 여전히 불가리아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크로아티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수치를 놓고 봤을 때, 그리스만이 유일하게 '인도주의적 재앙'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며 EU 국가들에게 지원만을 요구하는 그리스의 태도는 큰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불가리아 경제신문 '캐피탈'의 편집장인 오그니얀 게오르기예프는 "그리스가 지나치게 많은 고통을 겪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그들에게는 두둑한 연금과 바다가 있으며, 우리보다 생활수준도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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