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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에는 한 기업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바로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인 SK D&D였다. SK D&D는 이날 첫 거래일에 거래제한폭인 30% 상한가를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SK D&D의 최대주주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공모가 기준 672억원에서 이날 1747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불었다.


지난달 19일 마감한 산업용 효소전문업체 '제노포커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무려 1조6000억원 가량의 뭉칫돈이 몰렸다.

경쟁률은 1200대 1을 넘어섰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공모주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제노포커스는 지난달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기업공개(IPO)는 기업가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다. 상장은 다르다.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일정 기간 꾸준한 실적을 내는 것은 기본이다. 투명한 회계 감사도 받아야만 한다. 까다로운 조건들을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대신 상장만 되면 그 기업은 한순간에 신분이 달라진다. 신용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불특정 다수의 주주로부터 이자 없는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업가의 노력도 있었지만 상장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기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서 상장해 전 세계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자금조달은 IPO의 가장 큰 목적이다. 기업들은 상장 후 제3자 배정을 통한 투자유치,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등의 방법으로 설비를 증설하거나 신사업 추진 등 사업과 경영을 확대할 수 있다.


일반 회사채뿐 아니라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합성채권 발행으로 비상장기업보다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


실제 상장사들은 은행을 통한 간접금융보다는 주식이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을 더 선호한다.


특히 주식발행의 경우 자본의 상환기간도 없고 수익금도 이익이 났을 때 배당금을 지급하면 된다.


투자금액에 대한 반환을 해야 할 의무도 없다. 상장 후 기업 이미지 향상으로 우수 인력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상장의 보이지 않는 효과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상장 후 귀찮은 점도 생긴다. 기업 경영과 관련한 중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정기적인 회계 감사도 받아야 한다. 주주들을 위해 일정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처럼 귀찮음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상장을 하면 이후 과실이 더 크기 마련이다.


김헌조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IPO 담당자는 "기업 입장에서 상장보다 영향력이 큰 마케팅이 없다"며 "상장기업들이 지켜야 할 의무보다 상장 후 누리는 이점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금은 IPO의 적기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승 랠리를 달리면서 국내 IPO시장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올해만 국내 증시에 IPO 건수가 2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는 올 신규상장이 2000년(255개) 후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IPO 건수는 2010년 98건에서 2011년 76건, 2012년 29건까지 급감했다가 2013년 40건에 이어 지난해 78건으로 늘었다. 상장을 할 만한 우량기업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우량기업들이 증시에 많을수록 자본시장이 튼튼해지고 실물경제도 잘 돌아가게 된다. IPO가 주는 경제적 효과다.


이달에는 미래에셋생명 등 12개 기업의 공모주 청약이 몰려 IPO의 '큰 장'이 섰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를 포함하면 21개나 된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이 NS쇼핑, 세화아이엠씨, 포시에스, 유지인트 등 5곳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IPO 시즌이 열리는 셈이다.


하반기에도 삼성SDS, 제일모직 같은 '초대어급'은 아니지만 시가총액 1조~2조원대의 '대어'들이 줄줄이 공모를 앞두고 있다.


이런 훈풍을 타고 공모주 관련 펀드는 올 들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흥수 NH투자증권 ECM부 이사는 "최근 미래에셋생명, 이노션 공모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며"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있는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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