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30일 긴급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 설치 등 대대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았다. 다음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벌어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제일모직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45명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뎔고, 대대적인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합병법인의 비전, 사업별 시너지와 성장전략 및 합병법인의 주주친화 추진방향을 주로 설명했다. 이날 기업설명회에는 제일모직의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건설리조트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양사의 경영진이 함께 참석했다.
우선 시장의 예상대로 제일모직은 합병법인의 배당 상향과 거버넌스위원회 신설, CSR위원회 신설 등의 주주친화 추친방향을 공개했다.
제일모직에 따르면, 합병법인은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지향하며,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또한, 이사회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해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합병 등 주주의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하게 될 계획이다. 위원 중 1명은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의 역할을 맡게 된다.
마지막으로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CSR 전담조직을 구성해 글로벌 기업의 주주, 시장, 사회에 기여한 사례를 연구해 회사정책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글로벌 선진사의 배당·자사주 정책 등 주주 환원정책 사례와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연구하여 회사에 도입할 예정이며,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강화 방안을 수립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병법인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거듭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건설, 상사 부문의 B2B(기업간거래) 사업 지속 성장과 패션, 식음·레저 부문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강조했다.
특히, 합병법인은 양사의 핵심경쟁력 결합 및 시너지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그룹의 De facto Holding Company(사실상 주주회사) 로서 기존에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바이오에피스의 양철보 상무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자본 조달을 위해 나스닥 시장 상장 등을 검토 중"이라며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경쟁사 및 국내 셀트리온 사례처럼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