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거부권 정국을 반전 기회로 삼고 있다. 당직 인선을 두고 일었던 계파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어든데 이어 문재인 대표가 내건 '유능한 경제·안보정당'을 위한 행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분으로 수세에 몰렸던 야권이 반전에 성공,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30일 오전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한다. '국민이 문제를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는 답을 찾겠습니다'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이날 출범식은 위원 소개에 이어 정부와 기업, 노동자, 주부 등으로부터 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대한 조언들 듣는 시간도 갖는다.
문 대표는 취임 초부터 진보 정당이 취약하다고 여겨져 온 경제와 안보를 강조해 왔다. 문 대표는 앞서 "우리 당은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며 "그 끝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취임 직후 현장 행보를 이어갔지만, 4·29재보궐선거 참패로 멈춰섰다.
문 대표는 또 제2연평해전 13주기를 계기로 유능한 안보정당 행보에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어떤 사과도 못 받아내고 있다"며 "북한을 적대시하고 대결적 자세를 취한다고 안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전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난 28일 열린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소감을 묻기도 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탄저균을 오산기지에 반입한 사실을 신속하게 사과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도 했다.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극심한 대립이라는 외부요인이 당 내분 수습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당직 인선에 반발했던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과 박광온 대표 비서실장도 당무를 시작하며 갈등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
야당 원내 관계자는 "당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시도들이 많았지만, 그 동안은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위해 야권 인사들을 소환한 점도 갈등 봉합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완전히 수습됐다고 보기는 아직 힘들다"면서 "거부권 정국 종료 후 이종걸 원내대표의 행보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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