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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해외펀드 도입, '펀드런' 역효과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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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대상 신규펀드로 제한‥기존펀드 역차별 우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가 6년만에 비과세 해외펀드를 도입했지만 적용 대상을 신규펀드로 제한하면서 앞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존 펀드에서 대규모 환매 사태인 '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비과세 대상펀드를 신규펀드로 제한하고 ▲납입한도를 1인당 3000만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정부는 2007~2009년 1차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 당시에는 모든 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지원하고 납입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비과세 대상펀드와 납입한도를 축소했다. 환차익을 비과세 내용에 포함한 게 종전보다 개선된 점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해외펀드라도 언제 출시됐느냐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지면 기존 펀드에서 신규펀드로 자금을 이동하는 펀드 갈아타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 규모는 5월말 기준 16조741억원으로 향후 비과세 해외펀드가 도입되면 16조원이 넘는 기존 펀드 자금 중 상당수가 유출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펀드에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주식을 대거 매도해야 해 운용상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운용사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큰 데다 기존 펀드의 수익률 등 실적 관리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인당 납입한도를 3000만원으로 제한한 것과 관련해서는 투자자, 운용사별로 온도차가 있다. 신규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이탈을 제한하고 고액 자산가에 비과세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고액자산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운용사는 해외투자 활성화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측면에서 해외투자 장려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는데 투자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이 환율 안정을 통한 수출기업 경쟁력 확보 차원인 만큼 굳이 부자감세 논란을 예상해 납입한도에 제한을 둘 이유도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펀드를 비과세 대상펀드에 포함하고, 1인당 비과세 적용 한도를 두려면 최소한 납입원금이 아닌 투자이익을 기준으로 했어야 한다"며 "투자자와 업계가 요구해 온 비과세 해외펀드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제한이 많아 실질적인 해외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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