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뱅크런 막으려 은행정지·해외송금 금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최동현 기자]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불안감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29일(현지시간)부터 은행업무를 정지하고 해외송금도 금지한다고 28일 발표했다. 그리스 정부는 뱅크런 사태에 대비해 29일부터 은행영업 중단을 뼈대로 한 자본통제 법령을 발표했다. 은행영업 중단은 최소한 국제 채권단의 제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한 국민투표가 예정된 내달 5일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30일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하루 인출 규모가 60유로로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다. 극히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외 송금도 금지되며 29일 그리스 주식시장은 개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의 자본통제 방침 발표 이후 외환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유로화는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25분 현재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992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6%나 떨어졌다. 유로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영국 파운드와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1% 이상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상황도 심상치 않다. 뉴욕증시 지수선물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1.7% 하락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도 오전 9시55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3% 급락한 2만231.01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장초반 약세다. 29일 오전 9시1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대비 25.99포인트(1.24%) 내린 2064.27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낙폭이 좁혀지고는 있지만 8.08포인트(1.08%) 하락한 742.42를 나타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그리스 디폴트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불과 2주 만에 19%나 폭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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