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MLB) 뉴욕양키스의 전설적 포수인 요기 베라의 명언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영국 BBC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한 최근 기사에서 베라의 이 명언을 인용했다. 그리스 상황을 도저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 후 결국 합의로 가는구나 싶었던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가 파국으로 급반전됐다. 그리스는 내달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조건을 수용할지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투표가 예정된 5일까지 그리스 불확실성이 뉴욕 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주 후반에는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공개된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지난주 각각 0.38%, 0.40%씩 밀려 3주만에 하락했다. 4주만에 반등했던 나스닥 지수도 지난 0.71% 하락으로 돌아섰다.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도 0.38% 밀리며 4주만에 약세를 기록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내달 4일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 휴장하기 때문에 목요일까지 4일 동안만 거래가 이뤄진다.
◆그리스 30일 디폴트후 국민투표?= 내달 5일 국민투표에 앞서 먼저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30일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여부다. 이날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그리스 정부가 16억유로를 갚을 자금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날 그리스가 16억유로를 갚지 못해 디폴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파국을 막기 위한 유럽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30일 최후의 1분까지 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그리스측을 비난하면서도 여러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며 유로그룹은 그리스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로그룹은 그리스가 국민투표 실시 때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스 의회가 치프라스 총리의 국민투표안을 승인하면서 그리스 국민들은 내달 5일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긴축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들에게 구제금융 요구에 반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나아가 유로존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론조사에서는 긴축을 수용해 유로존에 잔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만약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이 수용된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만약 그리스 국민들이 유로존 잔류를 선택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다시 한번 노력해보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美 신규 일자리 3개월째 20만개 넘을듯= 미국 노동부가 내달 2일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공개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6월 실업률이 5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하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2만7000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11만9000개로 떨어졌다가 4월부터 3개월 연속 20만개 이상 증가를 기록해 미국 고용시장이 다시 완연한 확장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월가에서 또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이 커질수 있다. 다만 최근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의장의 발언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6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지만 옐런 의장이 고용시장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수준이라고 했던 3~4%에는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고용지표 외에 5월 미결주택매매(29일) 4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6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6월 소비자신뢰지수(이상 30일) 6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지표, 6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5월 건설지출, 6월 자동차 판매(이상 내달 1일) 5월 공장주문(내달 2일) 등의 지표가 발표된다.
애플은 30일 애플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인민은행 덕에 中증시 폭락 멈추나= 그리스 사태에 가려져 있는 중국 증시 폭락은 세계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2주간 각각 13.3%, 6.4% 폭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7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7년만에 동시에 인하하는 부양 조치를 발표했다. 인민은행의 조치가 폭락 중인 중국 증시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협회는 내달 1일 공동 집계한 6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공개한다. 2개월 연속 상승이 기대된다. 6월 PMI는 5월보다 0.2포인트 오른 50.4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HSBC 은행이 시장조사업체 마킷과 공동집계한 제조업 PMI 확정치도 공개된다. 중국 6월 제조업 PMI는 49.6, 유로존 6월 PMI는 52.5로 예비치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은 30일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5월 실업률을 공개한다. 6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0.2%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30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를 내놓는다. 앞선 1분기 GDP 증가율은 예비치 0.3%보다 높은 0.4%를 기록할 예상된다. 영국중앙은행은 내달 1일 반기 경기안정 보고서를 공개한다.
일본중앙은행은 내달 1일 2분기 단칸지수를 공개한다. 대형 제조업과 소형 제조업 단칸지수가 1분기와 동일한 각각 12, 1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제7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한다. 리 총리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경제 협력, 국방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호세프 대통령은 2013년 10월 방미 예정이었으나 당시 미국이 호세프 대통령의 개인 통화 내용을 감청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방미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1일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구글 본사를 들르고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주최로 열리는 스탠포드 대학 오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오찬에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리더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미 우주항공국(나사) 연구센터도 방문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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