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인수 반대한 '진대제', 전체 지분 조만간 정리키로
'변양균', 인도네시아 IPTV사업하며 옵티스와 인연
글로벌 정보통신 전문성으로 폰전쟁 뛰어들 듯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팬택 인수에 나선 옵티스가 '진대제 카드' 대신 '변양균 카드'를 꺼냈다. 그동안 팬택 인수에 부정적이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측이 옵티스 지분 정리를 결정하면서, 최근 옵티스가 회장으로 영입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팬택 인수 후 로드맵'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진 전 장관이 대표로 있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조만간 보유 중인 옵티스 지분 전체를 정리할 계획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옵티스 지분 22.46%를 가진 대주주다. 삼성전기 출신 이주형 대표가 삼성전자의 광 디스크 드라이브(ODD) 사업부 분사 당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자금 지원을 받아 ODD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번 결정으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곧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액면가 100억원 규모의 옵티스 전환사채(CB·70억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3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고, 보유 주식 143만6665주를 매각하는 등 옵티스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매각하는 주식 가운데 50만주는 옵티스 우리사주조합이 매입한다.
진 전 장관은 그동안 옵티스 대주주로서 팬택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투자하는 사업이 주로 삼성전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국내 3위 휴대전화 제조사를 인수하는 데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빚이 많은 팬택을 인수하는 것이 펀드 투자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정리하면 이주형 옵티스 대표(17.65%)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따라 옵티스의 팬택 인수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옵티스가 회장으로 영입한 변 전 실장의 입지도 그만큼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옵티스는 팬택 인수 추진과 함께 변 전 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관련 전문성을 높이 샀다. 2007년 공직에서 물러난 변 전 실장은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의 IPTV 사업권 획득을 현지 파트너와 함께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옵티스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변 전 실장은 팬택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가지고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 팬택 인수자금 모집에 힘을 쏟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옵티스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팬택 인수 허가를 받은 후 본계약 체결을 위한 정밀 실사에 들어갔다. 옵티스는 부채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팬택 인수대금으로 400억원을 법원에 제시한 상태다. 이는 팬택 인수를 위한 최소한의 금액으로 팬택 김포공장 등의 포함 여부에 따라 최종 인수대금은 달라질 수 있다. 옵티스는 다음달 초중순께 팬택 실사를 완료하고 17일로 예정된 본계약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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