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그리스 총리가 최종 협상안을 거부한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난했다고 그리스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출국에 앞서 그리스 관리들에게 IMF가 최종 협상안에 반대한 것을 비난해 이날 회동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채권단 대표들인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과 회동하기 위해 출국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의 요구 대로 재정수지 개선 목표를 맞췄는데 IMF가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비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합의를 원하지 않거나 그리스의 특정 이익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는 22일 제출한 협상안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6억9000만유로(약 3조3000억원)와 52억유로 규모의 재정수지 개선 정책들을 제안했다. 이는 각각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1.51%, 2.87%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IMF는 이 협상안이 재정지출 감축보다 재정수입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그리스의 경기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IMF는 EU 채권단보다 그리스에 강도 높게 긴축을 압박해 그리스 정부는 물론 EU 채권단과도 이견을 보여왔다.
유로그룹이 이날 밤 합의에 도달하면 25일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거쳐 그리스는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를 받아 30일 예정된 IMF 차입금 16억유로를 상환할 예정이다.
분할금 지원이나 구제금융 연장 등의 결정은 합의안의 조치들을 모두 반영한 법률 개정안들이 그리스 의회에서 통과하고 유로존 일부 회원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실행된다.
그리스 언론들은 그리스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강경파인 '좌파연대' 계열 의원들과 연정의 소수정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이 협상안은 긴축을 수용한 것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해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25일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문에 서명하고 귀국하면 시리자는 정치국 회의와 중앙위원회, 의원총회를 열어 합의문 입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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