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챔피언십서 2연승 도전, 김세영 설욕전, 리디아 고 절치부심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우승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시름을 날리겠다."
'골프여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최근 페이스북에 "모두들 힘내세요. 의료진 여러분들의 땀방울에 희망을 갖습니다. 용기를 내시구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사진을 곁들였다. 메르스 사태를 맞아 박세리가(38)의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처럼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 웨스트체스터골프장(파73ㆍ667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서는 LPGA투어 역사상 10년 만의 '메이저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해 전 국민에게 승전보를 전했다.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해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팽팽한 '넘버 1' 경쟁을 마무리했다는 의미도 컸다.
사실 LPGA투어는 이미 '박인비 천하'다. 세계랭킹(12.17점)은 물론 상금랭킹(142만2500달러), 다승(3승), 평균타수(69.451타), 올해의 선수(154점) 등 개인타이틀 전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상금과 평균타수, 올해의 선수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하는 최초의 한국선수가 된다.
'4승 사냥'의 무대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골프장(파71ㆍ6386야드)에서 열리는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이다. 바로 2년 전 유소연(25)을 연장전 끝에 따돌리고 우승한 짜릿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당시 여세를 몰아 그 다음주 US여자오픈에서는 LPGA투어 역사상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한국선수 최초의 시즌 6승 고지를 접수해 박세리의 기록을 경신했다.
KPMG챔피언십에서 퍼팅감이 살아났다는 대목이 고무적이다. 최종 4라운드에서는 특히 페어웨이는 두 차례, 그린은 딱 세 차례 놓치는 등 완벽한 필드 샷 감각을 자랑했고, 여기에 28개의 '짠물퍼팅'을 가미해 부족했던 2%를 채웠다. 컨디션도 최고다. 대회가 없던 지난주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했다.
일단 '2승 챔프' 김세영(22ㆍ미래에셋)이 경계대상이다. 설욕전을 노리고 있다. 세계랭킹 2위로 밀린 리디아 고가 절치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디펜딩 챔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타이틀방어와 시즌 첫 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시작했다. 한국은 유소연과 최운정(25), 이미나(34), 이미향(22ㆍ이상 볼빅)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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