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고별 브리핑까지 했는데…."
새누리당이 사무총장 등 당직 개편에 난항을 겪으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후임자 발표가 늦어지면서 사의를 표명한 지 일주일이 지난 박대출, 권은희 대변인이 여전히 대변인으로서 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최근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고별 브리핑까지 했는데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사실 모양새가 그다지 좋진 않다"고 속내를 꺼냈다.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 같아 난감한 셈. 앞서 박 대변인은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김무성 대표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황우여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1월부터 500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고별 브리핑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가 그에게 "후임이 올 때까지는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대변인은 김현웅 법무부장관 내정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하는 서면 브리핑을 내기도 했다. 고육책으로 앞으로 현안이 생겨도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이처럼 서면 브리핑으로 대신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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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현 사무총장도 사의를 공식 표명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22일 평소처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직위원장 공모를 알리는 당무보고를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사무총장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지만 후임자 임명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당직 인선 시기와 관련해 "의원 명단을 보고 조금 구상해 봤는데 급히 서두를 일도 아니고 머리도 아파서 조금 늦추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한 당직 개편이라지만 이 시점에 당직을 맡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구 챙기기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의원들은 주말마다 지역구로 내려가 주민들을 만나며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때문에 당직 후임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의원들에게 물으면 대부분 "당직 맡길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지원한 적 없다"고 발을 뺀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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