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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에 차이나머니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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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매 법인·부동산 투자 등에 몰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중국 내 굴지의 한 부동산 투자사는 올초 외환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국내법인을 만들어 제주도에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계약이 성사되면 외환은행은 수개월간 부동산 매입과 인허가 자문으로 적잖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비이자 수익 확대를 노리는 외환은행은 중국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새로운 수익처로 기대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 국내의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의 FDI 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중국인 사업가가 이 변호사에게 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의류도매법인을 설립할지 여부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이 은행은 투자자의 위임장 서류를 검토하는 것부터 공증, 자금 납입 등 전반적인 절차를 진행해 올초 법인 설립을 마무리했다. 법인 설립 과정을 총괄한 직원은 "올해 FDI센터의 실적 50% 이상을 중국 자본이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시중 은행들이 '차이나 머니' 잡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중국 큰 손들의 통큰 국내 투자가 저금리에 허덕이는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것이다. 소ㆍ도매 법인 설립부터 빌딩매입, 부동산 개발 등 중국 자금의 투자처도 다양해졌다. 은행들은 중국 큰 손들을 붙들기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중심지와 제주도 등에 위치한 시중은행 FDI센터를 찾는 중국 큰 손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FDI센터에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나 외국환거래법 등 외국인의 국내투자에 적용되는 규정에 대한 컨설팅부터 금융자문, 자금납입 등 투자의 전 과정을 서비스해준다. 시중은행 FDI센터 관계자는 "한국에 투자를 희망하는 중국계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본점을 방문이나 영업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 큰 손들은 국내 은행을 사전 수탁기관으로 선정하는 경우도 많아 올해 전체 FDI센터의 실적 중 중국 자본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시중은행들은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금액(신고금액)은 연간 11억8900만달러에 달했다. 전년(4억8100만달러)에 비해 147%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총 외국인직접투자금액이 145억4800만달러에서 190억300달러로 30%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4배 이상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홍콩, 싱가포르 또는 바하마, 버뮤다 등 조세피난처로부터 들어오는 자금이 많아 실제로 유입된 중국 투자자금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그간 중국 자금은 부동산 투자로 많이 유입됐지만 문화ㆍ콘텐츠 기업의 인수합병(M&A)으로도 제법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인이 보유한 땅은 8.34㎢(6788필지)로 2013년의 3.15㎢(3705필지) 대비 2.6배 가량 증가했다. 외국인이 소유한 제주 토지 면적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2%에 달한다. 시중은행 외국고객부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국내에서 임대사업을 위해 소규모 빌딩을 매입하기도 하지만 부동산 개발에 조 단위의 돈을 투자하곤 한다"며 "최근에는 우회투자를 통해 복합리조트사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중국 큰 손을 붙들기 위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국내 첫 외국인 전용 국제 PB센터(IPC)를 서울 강남에 열었다. 중국 VIP의 자산관리는 물론 부동산 투자, 국내 기업 M&A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신한은행도 FDI센터를 기존 7개에서 이달 중 14개로 확대한다. 추가되는 센터는 중국 큰 손들의 동선을 고려해 강남과 제주, 부산 등에 집중 배치된다. KB국민은행도 외국어 상담이 가능한 PB센터를 강남과 명동, 송도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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