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출신 변호사과 김앤장 싸움, 변호인 경력도 눈길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삼성물산과 미국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양측이 꾸린 초호화 변호인단의 경쟁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은 변호사 업계 1위 김앤장으로 거물급 변호인단을 꾸렸고 엘리엇은 앞서 삼성물산과 대척점에 섰던 변호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전문성과 전략을 앞세워 승소를 이끈 경험이 많은 김앤장을 소송 대리인단으로 선임했다. 김앤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700여명의 변호사가 소속돼 있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SK-소버린자산운용' 소송에서 SK측 변호를 맡아 승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SK글로벌비자금, 두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배임 등 굵직한 사건들은 대부분 김앤장 손을 거쳤다.
변호인단 지휘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용상(사법연수원 17기)변호사가 맡았다. 사법연수원 17기 고등법원 부장판사 중 선두주자로 주목받던 '전관' 출신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횡령배임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상고심 변론을 맡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자문을 맡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임신권 변호사(30기)와 판사 출신인 서정걸(20기)ㆍ김성욱(25기)ㆍ장현주(36기) 변호사도 실무인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M&A전문가와 민사 소송에 경험이 많은 전관출신들의 조합인 셈이다.
삼성물산 측 변호인단의 장점은 이미 합병자문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송의 핵심인 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삼성기업 내 법무팀과의 연계도 강점 가운데 하나다.
엘리엇은 최영익 변호사(17기)가 대표로 있는 넥서스에 소송을 맡겼다. 국내변호사 21명이 등록돼 있는 소형 로펌이다. 그러나 금융ㆍ기업합병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로펌인만큼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변호사는 김앤장과 9년간 인연을 맺은 인물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2004년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한 뒤 삼성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법률 대리를 맡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 초대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사위로도 알려져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이사를 맡는 등 폭넓은 대인관계도 최 변호사의 장점이다.
이재우 변호사와 인수합병ㆍ구조조정 소송 전문가인 박승진 변호사, 최영익 변호사가 최 변호사와 호흡을 맞춘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 심리로 지난 19일 열린 가처분 신청사건 심문 기일에서 양측은 합병의 공정ㆍ위법성과 합병비율의 정당성을 두고 치열한 법리다툼을 펼쳤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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