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럭셔리 잡화 브랜드 MCM이 도를 넘은 상술로 구설수에 올랐다. 인기 아이돌이자 브랜드 모델 '엑소(EXO)'를 노골적으로 상품화 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MCM의 엑테크(엑소+재테크)'라는 조롱섞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MCM은 최근 엑소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단순 한정판이 아닌 스페셜 한정판' 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가방, 티셔츠, 모자, 액세서리 등에 엑소의 로고를 새겨넣고, 스페셜 넘버를 부여하는 식이다. MCM 측은 "자연스러운 가죽과 엑소의 로고가 이번 라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서 "관련 제품은 엑소와 MCM을 사랑하는 새로운 세대의 연결고리가 돼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누가 봐도 10대에서 20대 '엑소 팬'들을 겨냥해 출시한 제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이다. 백팩은 135만원, 슬링백은 125만원, 클러치는 59만5000원 수준이다. 스냅백 모자는 32만5000원이며 티셔츠는 30만원 안팎이다. 가장 저렴한 제품인 카드지갑은 20만원 정도다.
MCM의 '엑소마케팅은' 지난해 6월 국내 및 아시아권 전속모델로 엑소를 선정한 이래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발탁 직후인 작년 8월에는 엑소가 출연하는 콘서트 티켓을 MCM 제품 구매 금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첨, 총 120장을 배부해 논란이 됐다. VIP석의 경우 100만원 이상, R석은 70만원 이상, S석은 30만원 이상의 MCM제품을 구매해야 추첨 '자격'이 주어졌는데, 당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콘서트는 MCM이 아닌 국내 한 면세점에서 주최, 여러 아이돌들이 동반 출연하는 패밀리콘서트였다. 이어 9월에는 전국에 엑소 팝업스토어를 별도로 오픈해 친필 사인이 적힌 백팩을 판매했고, 구매고객에게는 엑소의 시즌 화보가 담긴 엽서세트를 증정했다.
올해 2월 진행된 'XOXO' 이벤트 역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MCM은 제품을 사면 '세상에 단 한장 뿐인 엑소의 사진을 증정한다'며 한정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특히 "사진은 엑소 멤버들이 광고 촬영 현장에서 직접 틈틈이 촬영했다"고 강조하며 팬심을 자극했다. 해당 사진은 1000장 선착순으로, 80만원 이상의 고가 가방을 사야만 받을 수 있었다. MCM은 3월에도 캠페인을 진행, 엑소 화보의 비공개 컷을 포토북으로 만들어 20만원 이상 구매자에 한 해 증정하고, 추첨을 해서 2명에게는 엑소와 함께하는 '특별 이벤트'에 초청한다고 홍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 등 스타 마케팅을 하는 것은 패션 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된 하나의 전략"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아이돌을 상품화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린 청소년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을 내세워 수십만원 이상의 가방을 판매하는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면서 "해당 연예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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