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미켈슨, 1언더파 "커리어슬램 GO~"(종합)

1라운드서 1언더파 '호조', 스텐손과 존슨 5언더파 공동선두, 안병훈은 3오버파 '난조'

필 미켈슨이 115번째 US오픈 첫날 8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유니버시티플레이스(美 워싱턴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황야의 결투."

필 미켈슨(미국)이 '한풀이'를 시작했다. 바로 올 시즌 두번째 메이저 115번째 US오픈(총상금 1000만 달러)에서의 지긋지긋한 '2위 징크스'다. 이 대회 우승이 4대 메이저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속을 태우고 있는 시점이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플레이스 챔버스베이골프장(파70)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를 쳐 공동 14위에 포진했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더스틴 존슨(미국) 등 공동선두(5언더파 65타)와는 4타 차, 일단 출발은 괜찮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디오픈을 치르는듯한 링크스코스에서 '컴퓨터 아이언 샷'이 먹혀들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그린적중률 77.78%다. 317야드의 짧은 파4홀인 12번홀에서는 드라이브 샷으로 '1온'을 시도하는 대신 6번 아이언 티 샷을 하는 등 스코어를 지기키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회 첫날은 항상 긴장된다"며 "언더파 스코어에 만족한다"고 했다.

미켈슨은 1999년을 비롯해 2002년과 2004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이 대회에서만 무려 여섯 차례 2위에서 분루를 삼켰다. 1991년 노던텔레콤오픈을 기점으로 지난 23년 동안 42승을 수확하면서 마스터스(2002년, 2006년, 2010년)와 디오픈(2013년), PGA챔피언십(2005년) 등 나머지 메이저는 이미 제패했다. US오픈이 마지막 철옹성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올해는 그러나 "최근 하루 연습량을 150개에서 500개로 늘렸고, 스윙스피드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며 "내 게임에 대한 적당한 방향을 잡았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거칠고, 경사가 심한 챔버스베이가 "창의력이 필요한 코스"라는 점이 미켈슨의 기대치를 더욱 부풀리게 만들고 있다. 바로 '신기의 숏게임'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이 미켈슨에게는 (커리어슬램의) 호기"라고 평가했다.

스텐손이 버디 7개와 보기 2개, 존슨이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작성해 미국골프협회(UGGA)가 당혹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우승 스코어를 이븐파로 예상할 정도로 난코스 조성을 선언했지만 20명 이상의 선수들이 언더파를 칠 정도로 무자비하게 코스가 유린당했기 때문이다. 2라운드부터는 핀 위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랭킹 1, 2위 '메이저 맞짱'은 단연 스피스의 우세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공동 7위에서 선두권에 서서히 근접하고 있다. 6번홀(파4) 보기를 8번홀(파5) 버디로 만회한 뒤 후반 11, 12, 13번홀에서 3연속버디를 솎아냈고, 15번홀(파3)에서 보기 1개를 추가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그린에서 고전하면서 2오버파의 난조를 보여 공동 52위에 그쳤다.

국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BMW PGA챔피언십 챔프' 안병훈(24)은 3오버파 공동 79위다. '컷 오프'부터 모면해야 할 처지다. 안병훈은 "티 샷이 너무 안 좋았다"며 드라이빙레인지로 달려갔다. '추락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번에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버디 1개와 보기 8개, 14번홀(파4)에서는 벙커를 전전하면서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까지 얻어맞아 10오버파 80타를 친 뒤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