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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금리 인상 시기보다 경로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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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7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의 시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금리 인상의 경로(path)를 봐달라고 시장에 호소했다.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며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자신과 Fed가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흐름을 이해달라는 주문이다.


옐런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연방금리 인상 시기가 과장되게 취급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ed의) 통화정책 입장은 첫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정책 목표인 완전 고용과 2%대 인플레이션에 접근하기 위해 상당히 시장순응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금리 인상의) 경로여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FOMC와 자신의 기자회견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 언론들의 관심이 과연 언제 첫 번째 금리 인상이 결정될지와 그 단서를 찾는 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옐런 의장의 입에서 금리 인상의 특정 시점이나 힌트가 나올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 재현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를 감안해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과 그 후속조치도 결국 신중히 경제 상황을 봐가며 경기 회복이란 Fed의 정책 목표 속에서 추진될 것임을 강조하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기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옐런 의장은 "우리는 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올려가는 기계적인 경로를 따를 것이라고 절대 기대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리를 올리는 데 있어 어떤 형태의 기계적 접근법도 따를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옐런 의장은 이날 "분명히 대부분의 (FOMC 회의) 참가자들은 올해 안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언제가 금리 인상의 적절 시점인지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이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Fed는 지난 3월 "금리 인상 결정 이전 인내심을 갖는다"는 선제적 안내 문구를 삭제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에 대비한 안전핀을 모두 제거한 상태다. 당시에도 월가에선 '3월 인내심 삭제=6월 첫 금리 인상'이란 도식적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 시기는 미리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결국 모든 결정은 경제 지표를 확인해본 뒤 이뤄질 것"이라며 급제동을 걸었다. 이른바 옐런식 '자료에 근거한 통화정책 방침'을 내세워 시장의 불안을 잠재웠던 셈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에는 "올해 안 어느 시점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옐런 의장의 이 같은 메시지 전달법에 대해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예측할 단서를 주지 않아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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