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부동산 재벌이자 버라이어티쇼 진행자, 정치 독설가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미국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신이 만든 가장 위대한 일인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선거때만 되면 대통령 출마를 거론해왔다. 1988년부터 5차례나 선거때만 되면 공화당 후보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말을 흘렸다. 정작 공식 선거 채비를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마선언과 함께 그의 재산 규모도 드러났다. 부동산, 현금, 채권ㆍ채무 등 신고한 재산이 92억4000만달러(10조3386억 원)에 달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그의 순자산으로 추정했던 41억달러(4조5875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대통령 못지않는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유력한 후보로 나설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이 많다. 그는 평소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세를 누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선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될 자격이 없다. 명백한 증거도 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자료를 제시하진 못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멕시코가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남쪽 국경에 거대한 방벽을 쌓고 그 비용은 멕시코가 내도록 하겠다"고 말해 주변을 어리둥절케했다. 이로인해 공화당 일각에서조차 그가 참여하는 대선 후보 토론회가 공허한 독설 공방으로 채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15일 공화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공화당내에서는 부시 전 주지사를 비롯해 마르코 루비오, 랜드 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후보군만 20명에 이르는 등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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