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내 31개 시장ㆍ군수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으로 서민경제가 파탄위기에 놓인 평택지역 지원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지 하룻만에 9개 자치단체가 지원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수원시는 평택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와 블루베리 3000박스(4800만원 상당)를 구매하기로 했다. 농산물판매지원과 공무원 직거래 장터 운영 등도 추진한다.
고양시와 부천시, 안산시, 안양시, 화성시, 오산시, 동두천시, 양평군 등 8개 시ㆍ군도 15일 시장ㆍ군수 영상회의에서 평택시가 요청한 쓰레기봉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8개 자치단체는 최소 2000매에서 4000매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 자치단체는 평택시와 봉투 규격을 조율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도차원의 평택 지원에 나섰다.
도는 도청 구내식당을 통해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식자재 사용분 쌀 300포(1440만원 상당)와 축산물 900kg(2160만원 상당)을 평택농산물로 조달하기로 했다.
또 도가 운영 중인 인터넷 농특산물 쇼핑몰 경기사이버장터(kgfarm.gg.go.kr)를 통해 오는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블루베리와 체리 등 평택 농특산물 특판행사를 실시한다. 도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7월 중순 도청 운동장에서 평택 농특산물 판매부스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도청 직원들도 평택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한다. 도는 15일부터 직원게시판을 통해 평택지역 생산 농산물인 블루베리와 체리, 삼색찹쌀, 완숙토마토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남 지사는 오는 19일 메르스와 가뭄으로 고생하는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수원 본청과 의정부 북부청 직원들에게 점심으로 삼계탕과 후식으로 체리를 제공한다. 도 사업소와 직속기관에도 체리를 구매해 전달한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과 체리는 평택에서 나온 것들이다.
앞서 공재광 평택시장은 15일 시장ㆍ군수 화상회의에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평택지역 소상공인은 쓰레기봉투만 지원해도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면서 "시에서 지원하고 싶지만 선거법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다른 시군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경기도는 메르스에 따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도 추진한다. 도는 지난 10일부터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 신청을 받고 있다. 12일 기준 모두 11건 2억7500만원의 자금지급을 결정했다. 이밖에도 경영 상담을 원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화 경영상담 139건, 방문상담 36건을 실시했다.
남경필 지사는 15일 시장ㆍ군수 영상회의에서 "우리는 오른손에는 메르스 극복을, 왼손에는 경제활성화와 가뭄대비라는 과제를 들고 있다"면서 "경기도는 하나다. 전통적인 품앗이 정신을 가지고 여야 정파와 위치를 떠나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극복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도내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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