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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반도체 유동성 압박…LG-하이닉스 거친 과거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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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하기도 했던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의 유동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매그나칩은 LG반도체가 모태가 된 회사로, 자금난을 겪던 하이닉스(현재 SK하이닉스)가 2004년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해 만든 법인이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사업(파운드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현금보유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6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매그나칩의 장기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박준홍 S&P 이사는 "매그나칩반도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수익률 악화로 현금보유액이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줄고 올해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매그나칩이 2021년까지 상환예정인 차입금은 없지만,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잔고가 9100만달러에서 1년내 5000만달러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1년 안에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2월 재무제표 재작성 관련 법적 분쟁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에서 미국 금융회사에 팔린 뒤 '파산보호(챕터 11)'에 들어갔다가 기사회생, 뉴욕증시에 입성하는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한국전력과 KB금융지주 등이 미국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2차 상장한 사례는 있었지만 직상장은 매그나칩이 유일했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


또한 반도체 시장 성장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구동칩, 전력 반도체 등 파운드리를 담당하며 비메모리 분야 세계 8위 수준에 올랐다. 충북 청주와 경북 구미 등에 생산공장을 갖췄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인식, 충당금인식, 비용배분 등과 관련된 오류가 재무제표상에서 발견돼 실적공시를 수정한 점, 파운드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 등의 악재가 겹치며 현금보유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그나칩의 지난해 말 순손실은 1억1500만달러에 달하며 직전해 대비 손실 폭이 두 배 가량 늘었다. 매출 역시 2013년 말 7억34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9800만달러 수준으로 감소해 최근 4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매그나칩의 실적 악화가 웨이퍼(wafer) 크기 차이에 따른 원가경쟁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반도체 업계는 300㎜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지만, 매그나칩은 8인치(200㎜)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다. 웨이퍼 크기가 크면 칩 생산량은 증가하고 생산원가는 감소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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