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복했던 갈등…혁신위 출범과 겹쳐 당혹
與, 국회 의사일정에 영향 미칠까 노심초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혁신위원회 활동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다급히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당직자 인선과 혁신위 활동 등 계파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이다. 야당의 당내 갈등 문제가 향후 국회 의사일정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5일 당 최고위원-혁신위원 상견례 모두발언에서 "지금 우리 당의 모습은 갈라진 국민과 당원의 가슴에 다시 소금을 뿌리고 있다"며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도 부족한 지금 불신과 분열의 막말이 넘쳐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해당 행위자는 합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내 친노(친 노무현)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당 수석사무부총장)의 지난 12일 '비노는 야당 분열을 준비하는가'라는 온라인 글이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은 "비노는 새누리당의 세작(간첩) 같다",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 등의 표현이 담겼다.
그러자 혁신위원인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뭔 이런 막소리가 있나"라면서 "그간 정치를 가장 어렵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 것이 막말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혁신위원인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이런 불필요한 걱정을 자아내는 언사 밖에 할 수 없는지 답답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새정치연합은 4·29재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주요 당직자들의 인선을 두고도 파열음을 내고 있다. 문 대표가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당의 쇄신 방향이나 내년 총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할 사무총장에는 좀 더 중립적인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계파를 청산하고 쇄신안을 만들 혁신위 출범과 함께 갈등이 확산되자 당내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 원내 관계자는 "당내 막말 논란이 커지자 혁신위 활동이 관심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직자 인선과 혁신위 활동 등 앞으로 갈등의 빌미가 될 일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야당의 계파갈등이 국회 의사일정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표결 등 현안이 산적해서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 갈등이 커지면 시선을 여당과 청와대로 돌릴게 뻔하다"면서 "6월 임시국회 뿐 아니라 향후 의사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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