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제일모직에 흡수 합병될 예정인 삼성물산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 폐지한다.
12일 제일모직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합병 정정신고서 등을 통해 "삼성물산은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DR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며 "상장폐지 예정일 20영업일 전에 상장폐지의사를 통지할 것이고, 상장폐지가 발효되기 최소 24시간 전 상장폐지를 요청하는 서면통지를 런던증권거래소 감독기관인 영국금융감독청(FC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물산은 주식회사의 기명식 보통주 일부와 기명식 우선주 일부가 런던증권거래소에 DR 형태로 상장돼 있다. DR은 일정수량의 보통주 또는 우선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권이다. DR 상장을 폐지한다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증서를 삼성물산 주식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런던 증권거래소에 54만9000계좌, 주식으로 환산하면 총 27만주의 DR을 상장했다. 의결권 기준으로 0.18% 정도에 해당되는 주식이다.
삼성물산은 런던증권거래소 DR 상장 폐지 이후 해외주식예탁증서(GDR) 프로그램도 해지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예탁기관인 미국씨티은행이 프로그램 해지일 30일 전에 GDR투자자들에게 프로그램 해지의 사실을 통지하고, 해지의 효력발생일부터 일정 기간(기간은 미국씨티은행과 협의 중)까지는 GDR을 반납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원주(삼성물산 보통주 및 우선주)를 교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흡수돼 사라지면 DR 상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다. 합병을 무산시키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합병에 필요한 절차들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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