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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보건당국 vs 민폐시민, 누구 책임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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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의식, 메르스 피해 확산방지 관건…'시민탓' 지나치면 정부책임론 물타기 논란 번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처를 둘러싼 '시민의식' 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민폐시민'들이 사태확산의 주범이라는 시각과 '시민탓' 부각은 정부책임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시각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10일 대국민담화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과 진정의 고비를 맞은 상황에서 성숙한 시민들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긴 하다. 앞서 메르스 감염자와 격리대상자 중 일부의 비협조가 사태 해결에 어려움을 안겨준 바도 있다.


[메르스 사태] 보건당국 vs 민폐시민, 누구 책임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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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76번째 환자인 75세 여성은 서울 삼성병원과 강동 경희대병원을 거쳐 서울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불이익을 우려해 삼성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숨겼고, 수백명의 추가 격리대상자를 발생하게 한 원인이 됐다.


일부 메르스 격리대상자들은 여행을 다녀오거나 골프장 출입을 하는 등 이른바 '민폐행위'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일부 민폐시민들이 사태확산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일부 사례가 지나치게 부각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다수 국민이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시민의식 문제를 사태의 본질로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일부 정부 관계자나 여권 인사들의 잇단 '민폐시민' 문제 지적에 대해 메르스 사태를 둘러싼 비판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프레임 전환의 의도를 담은 것 아니냐고도 보고 있다.


이에 메르스 사태 초기진화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을 면하려고 '꼼수' 찾기에 몰두할 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신뢰회복부터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안이한 추론과 근거 없는 낙관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메르스 발병과 전파의 특이성과 한국의 특수한 보건의료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민불안을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전달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민 역시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보건당국의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이 과장된 측면도 있다"면서 "메르스는 폐렴이나 결핵에 비해서 치사율이 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스나 신종플루는 많은 감염자로 이어졌지만 메르스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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