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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추경'…총선 앞 의원들 '먹잇감' 우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한은 금리 인하로 정부 추경 편성 힘 실려
-하지만 추경도 국회 심의 과정서 쪽지 예산 성행
-의원들에게는 추가로 지역구 예산 넣는 '보너스 예산'
-특히 내년 총선 앞두고 민원 요구 거셀 우려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메르스 수습을 위한 추경이지만 자칫하면 '지역구 추경'이 될 수도 있어요"

내수 위축과 성장률 둔화가 현실화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까지 겹치자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정치권도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매번 추경도 연말 예산안 처럼 의원들의 쪽지 예산이 성행했고, 올해는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둔 추경이라 자칫하면 민원성 예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별한 필요가 있을 때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는 추경은 매년 연말 국회를 통과하는 본예산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추경 예산을 국회 제출하면 본예산 심의 과정과 동일하게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서 통과된다. 다만 급하게 필요한 돈이기 때문에 본예산과 달리 심의 기간이 짧다. 지난 2013년 편성된 추경은 20여일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의원들의 손을 거치는 만큼 추경도 쪽지 예산이 등장한다. 지역구 예산 밀어넣기다. 추경이 부득이한 사유로 이뤄지는 '예외 조치'이지만, 의원들에게는 본예산에 추가로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을 수 있는 '보너스 예산'이 되는 셈이다.


추경도 본예산 처럼 총액을 유치한 채 증액이 이뤄진다. 심의 과정에서 삭감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후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는 방식이다. 2013년 국회를 통과한 추경을 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7조3000억원 총액은 같지만 세부 내용은 달라졌다. 정부가 제출한 사업에서 5340억원이 감액되고, 국회 상임위원회가 추가한 지역 민원사업을 중심으로 5237억원이 증액됐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용지매입비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300억원이 편성된 건 충청 지역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한 대표적인 쪽지 예산으로 논란이 됐었다.


심지어 추경은 쪽지 예산이 배제되자 의원들의 볼멘 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추경은 쪽지 예산 논란이 거세자 상임위에서 증액됐던 부분이 예결위에서 제외되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러자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지역구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발언들을 이어갔었다. 의원들의 불만으로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는 재석의원 226명의 58%인 130명에 그쳐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특히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원 요구가 더 거셀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은 전년 보다 총선을 대비해 일찍 예산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 필요한 부분을 취합하는 6월 초까지 미리 지역구 예산을 넣는 작업에 나섰던 의원실이 많았다.


이에 따라 추경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실 보좌관은 "총선 전 예산 따내기로 바쁜데 한번 더 지역구 민원을 반영할 수 있는 추경을 반기지 않을 의원들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재난 상황에 대한 부득이한 추경임에 따라 쪽지 예산에 대한 비난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분명히 이번 추경에도 쪽지 예산이 등장하긴 하겠지만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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