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스트포스팀 구성…동남亞 주목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대론 안 된다. 해외시장 공략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해외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주의 기존 해외진출 계획을 새롭게 짜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키로 했다. 김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11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지주 계열사의 해외진출 계획을 보고받았다. 기존대로 주재원→사무소→지점ㆍ법인 설립 순서를 따르자는 계획을 보고 김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기존 계획으론 해외 현지 진출에만 4~5년이 걸린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속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옛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덩치가 커진 NH투자증권을 주목했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0여개 해외 국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여기에 축산경제 등 농협경제의 해외 인프라까지 더하면 해외진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달말 지주에 꾸려지는 글로벌전략팀은 은행과 증권, 손보와 생보 등 자회사에서 인력이 차출된다. 기존 해외 네트워크와 연계해 해외공략에 속도를 올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도출 해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해외지점이 뉴욕뿐인 농협은행의 해외 진출에도 탄력이 붙은 전망이다.
특히 김 회장은 동남아시아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는 다른 은행들도 해외진출 시 1순위로 올려놓는 시장이다. 국내 순이자마진(NIM)은 1.5% 수준이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6%까지 노려볼 수 있다. 해외진출과 수익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권의 동남아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동남아는 금융 수요는 많은데 자본 조달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 금융권이 진출해서 할 역할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해외진출 규제는 최선을 다해서 풀 테니까 성공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현재 답보 상태인 국가별 해외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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