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날두, 강력한 오른발 무회전 프리킥·저돌적인 드리블·슈팅이 강점
염마에, 골대 구석을 노리는 왼발킥·크로스·침투패스가 주특기
대표팀, 11일 UAE와 친선경기 후 16일 미얀마와 월드컵 2차 예선 첫 경기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의 왼쪽 날개가 뜨겁다. 손흥민(23·레버쿠젠)의 도전자가 등장했다. 염기훈(32·수원). 유럽과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두 측면 공격수가 동남아시아 원정 2연전을 통해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같은 자리를 책임지지만 두 선수가 경기하는 방식은 다르다. 오른발을 주로 쓰는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골대를 향해 드리블하며 득점을 노린다. 레버쿠젠에서 골잡이 역할에 충실하며 한 시즌 동안 팀 내 가장 많은 열일곱 골을 넣었다. 대표팀에서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의 데뷔전인 지난해 10월 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2-0 승)부터 국가대표 열세 경기에서 세 골을 책임진 득점원이다.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24·상주)과 함께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염기훈은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7골)과 도움(6골) 부문 모두 선두를 달린다. 팀의 구심점이자 골 넣는 윙어로 진화했으나 득점보다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고 기회를 만드는 '찬스 메이커' 역할에 능하다. 빠르고 정확하게 골대와 동료를 향하는 왼발 킥이 무기. 측면을 허물고 전방의 공격수에게 전달하는 크로스와 침투패스가 날카롭다. 그는 "체중을 3㎏ 정도 감량해 몸놀림이 가벼워졌고, 꾸준하게 '코어 훈련(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척추와 복부 근력 강화)'을 병행하면서 균형 감각이 좋아졌다"고 했다.
경쟁자의 합류는 손흥민에게도 자극이 된다. 그는 "(염)기훈이 형은 대단한 선수다. 최근 활약에 대해 익히 들었다. 대표팀 합류는 당연한 결과다. 배운다는 자세로 호흡을 맞추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흘린 눈물을 잊지 않고 예선전부터 집중해 월드컵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염기훈은 지난해 1월 미국 전지훈련 이후 1년 6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랜만에 복귀한 대표팀에서 그는 미래보다 현재를 말했다. "주전으로 뛰지 못하더라도 중요한 역할이 있다. 다음 월드컵에 꼭 출전하겠다는 생각보다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고 싶다." 이는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계속 대표팀에 뽑힐 수 있도록 대표 선수로서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당부와도 부합한다.
손흥민과 염기훈은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전담 키커 자리를 놓고도 경쟁해야 한다. 손흥민은 호주 아시안컵을 계기로 대표팀의 세트피스를 책임졌다. 특히 골대로부터 25m 안팎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 무회전 킥으로 연결, 골대를 노린다. 염기훈은 강하게 회전을 걸어 골문 구석을 노리는 킥을 잘한다. 그가 찬 공은 수비수 키를 넘어 크게 휠뿐만 아니라 빠르다. 지난 4월 8일 브리즈번(호주)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경기에서는 약 31m 거리에서 찬 프리킥 골이 시속 101㎞를 기록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45)은 "염기훈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이 전개할 수 있는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며 "염기훈이 측면을 흔들고 손흥민이 중앙에서 장점을 살리며 두 선수가 공존하는 방안도 공격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6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샤알람 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친선경기를 하고, 16일 오후 9시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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