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벤처 마인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굴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엔지니어 마인드'로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는 현재 상황에서 기존 역량으로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지위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이 이달 초 발표한 '고객이 알아주는 핵심역량, 기업 미래 이끈다' 보고서에 따르면, LG경제연구원은 기업들의 핵심가치 형태를 ▲벤처 마인드(미국) ▲엔지니어 마인드(한국) ▲장인 마인드(일본) ▲상인 마인드(중국) 등으로 나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대표적인 한국 기업들은 명확한 목표 달성을 세우고 한계를 돌파하는 형태의 엔지니어 마인드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은 고객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일본은 오랜 시간동안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도가 높은 기술을 제공하는 능력, 중국은 제품을 싸고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췄다고 전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엔지니어 마인드 덕분이지만, 이대로는 더 버티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제조역량, 공정기술력 등에서 강점이 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중국 등 다른 신흥국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에 있는 제품 뿐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해내는 벤처 마인드를 겸비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가져야 할 핵심 역량은 '벤처'와 '엔지니어'를 결합한 '벤지니어(Venture+Engineer)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또한 LG경제연구원은 과거 각 분야에서 1위를 지속하던 인텔, 노키아 등이 한 순간에 시장 선도 위치에서 물러난 이유로 핵심역량을 발전,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애플이나 테슬라, 구글 등이 사업을 크게 확장시켜도 주주들이 오히려 박수를 치는 이유는 일관성있고 명확한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이런 핵심역량을 갖추고, 고객들에게 설득시켜야 퍼스트무버로서의 시장지위를 쟁취할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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