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국제 축구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경청한 뒤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FIFA의 현 상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4년 넘게 국제 축구계 인사들과 만나지 않았다. 각국 축구협회를 이끄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출마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79)이 부패 의혹으로 사퇴한데 대해 "최근 사태들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17년 동안 집행위원으로 일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FIFA가 투명한 단체로 거듭나 새롭게 태어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회장 선거가 FIFA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블래터 회장에 대해 "머리가 상당히 좋고 209개 FIFA 회원국에 여러 가지 방법을 써 회유와 압박을 한다"며 "블라터는 FIFA에 누적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을 관리하는 단체가 의혹을 받으면 책임자가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블라터 회장의 측근이 제롬 발케 사무총장(55)도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와 FIFA의 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 FIFA 부회장에 당선돼 2010년까지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에게 패해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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