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디토 페스티벌 기자간담회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슈베르트는 보헤미안 기질의 사람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종이에 끄적끄적 노래를 썼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 연주자들에게 종종 거절당하고 31세에 요절했지만 그는 단순한 코드로 관객을 천국으로 이끄는 훌륭한 작곡가다."(리처드 용재 오닐 비올리스트 겸 2015 디토 페스티벌 음악 감독)
젊은 음악가들이 슈베르트의 음악을 연주하며 여름 밤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올해 개최되는 디토 페스티벌의 주제는 '슈베르티아데'. '슈베르트의 밤'을 뜻하는 이 단어는 그의 재능을 칭송하던 친구들의 모임 이름이기도 하다. 2세기가 흐른 지금, 슈베르트를 사랑한 친구들은 떠나고 없지만 그의 음악을 대신 연주할 젊은 연주가들이 있다.
올해로 아홉번째 시즌을 맞는 2015 디토 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리처드 용재 오닐(37)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7),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25), 피아니스트 지용24), 그룹 긱스 출신 프로듀서 정재일(33) 등이 참석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슈베르트는 너무나 간단한 코드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곡가"라며 "디토의 의미는 사람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모으는 데 있기에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 아주 적합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6월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집 '겨울나그네'를 전곡 연주한다. '겨울나그네'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와 '아르페지오네 소나타'가 삽입된 앨범으로 그의 음반 중 최고로 꼽힌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천재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한 음악가 3인의 옴니버스 콘서트가 열린다. 지용과 성민제, 정재일은 6월18일과 19일 LG 아트센터에서 슈베르트의 '마왕'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연주한다.
지용은 춤 등을 담은 영상과 피아노 연주를 통해 퍼포먼스할 예정이고 성민제는 더블베이스 콰르텟(4중주)을 선보인다. 성민제는 "각자 좋아하는 파트를 모아서 퍼즐처럼 음악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정재일은 '마왕'과 판소리를 엮는다. 정재일, 그는 낯익지만 클래식 무대에서 익숙한 얼굴은 아니다. 그는 "비전공자로서 훌륭한 분들이 있는 자리에 있는 게 부끄럽다"면서도 "슈베르트의 텍스트를 한국어로 바꿔서 판소리와 전통 타악기, 일렉트로닉을 이용해 앙상블을 만들려 한다"고 했다.
신지아는 6월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유일하게 '세레나데'를 타이틀로 리사이틀(독주) 무대를 꾸린다. 1부에서는 '들장미' '백조의 노래' '음악에' 등 슈베르트의 가곡을 현악오중주 한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환상곡을 들려준다. 그는 "연주자들은 뚜렷한 목표 없이 이곡 저곡 연주하게 되기 쉽다"며 "이번처럼 한 사람을 정해 공연하는 것은 그 작곡가에 대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임동혁은 스티븐 린과 함께 6월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듀오 공연을 펼친다. 드라마 '밀회'에서 유아인과 김희애가 연주해 화제가 된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판타지'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디토 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 활동을 넘어 클래식을 일상으로 가져오려 노력하기에 더욱 의미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내게 종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음악이다"며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고 했다.
2015 디토 페스티벌 '슈베르티아데'는 6월6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문의 1577-5266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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