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는 올 하반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에 나섰다.
하반기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혔다. 우리 기업의 수출 경기 회복 여부와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일 아시아경제신문이 국내 10대 증권사별 올 하반기 경제 전망을 집계한 결과 GDP 성장률 전망치는 낮게는 2.8%(대신증권·하이투자증권), 높게는 3.2%(유진투자증권)로 파악됐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2.9%를 제시했다. 이 밖에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3%,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 IBK투자증권은 3.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 국회예산정책처 등이 잇따라 GDP 성장률을 내렸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상황에서 증권가는 2%대 전망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와 시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후 달러화의 일시적인 강세와 일본은행(BOJ) 정책 방향에 따른 엔화 약세가 국내 수출 경기 전망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줘 3분기 중 시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국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것도 큰 문제"라며 "이는 한국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대다수가 9월을 꼽았으며 이후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어 수출 경기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원화는 글로벌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 중으로 최근 유로와 엔화 대비 상대 강세는 진정 국면이나 추세는 여전히 원고(高)"라며 "환율 부담에 따른 수출주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수출은 가격과 물량 모두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신흥국의 과잉생산 부담으로 제조업 생산국의 경쟁적인 가격 인하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움직임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10대 증권사 전체의 코스피 지수 밴드는 하단이 1850(대우증권)이었고 상단은 2350(하이투자증권)으로 조사됐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수 있다"며 "다행히 국내 증시는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여전히 과도하게 낙관적인 컨센서스가 걸림돌로, 보다 합리적인 기업 실적 추정이 나올 때까지는 국내 증시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출구전략을 앞둔 가격 조정 이후 저가 매력이 부각된다면 그 이후 비중확대는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하반기 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 이익에 플러스 알파 요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출구전략에 연준이 보유한 만기 도래 채권의 재투자 중단 여부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익 개선이 확실한 주식과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따른 배당 성장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에는 기업 이익과 환율 효과를 반영해 코스피가 연중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우려로 4분기 주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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