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기장 신축에 1조5180억...올림픽장관 "일부 내라", 도쿄도지사 " 못 낸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 메인 경기장 신축을 둘러싸고 비용은 누가 댈지 논란이 일고 있다. 주경기장 신축에 들어갈 돈만 1692억엔(약 1조518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올림픽 전담 장관 자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본부장인 올림픽 추진본부 신설 특별조치법이 통과됐다. 올림픽 전담 장관에는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전 문부과학성 차관 기용이 유력하다.
2013년 도쿄가 2020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관련 예산이 이미 확보된데다 도쿄도(都) 정부는 이미 자금을 충분히 쌓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세계 제3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스태그네이션(장기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애초 1300억엔이 들 것이라던 주경기장 신축비가 3000억엔으로 눈덩이처럼 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는 난색을 표했다. 최근 조사 결과 일부 시설을 포기하면 주경기장 신축에 1692억엔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2013년 9월부터 올림픽 장관을 겸임해온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장관은 도쿄도가 500억엔만이라도 내놓았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마스조에 도지사는 지난달 26일 월간 경제지 '겐다이(現代) 비즈니스' 인터넷판 기고문에서 시모무라 장관을 "쓸모 없고 무책임한 인물"이라고 쏘아부치며 중앙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주경기장이 공기 안에 완공될 수 있을까", "주경기장에 지붕이나 얹을 수 있을까", "과연 1692억엔이면 충분할까", "의문투성이"라며 중앙정부를 공격했다.
이에 시모무라 장관은 "원자재 가격 및 노동 비용의 증가, 소비세 인상, 건축자재의 품질을 둘러싼 협상 등으로 건축비 예상치가 올라가고 작업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현지 건축 전문가들은 8만석의 주경기장이 너무 커 유서 깊은 도쿄 중심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도 1964 도쿄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은 올해 초 철거됐다.
시모무라 장관은 "주경기장 좌석 일부를 임시석으로 만들고 개폐형 지붕 건설안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스조에 도지사는 "스포츠계 내부자들만의 모호하고 부패한 의결 과정 대신 대중적인 논의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전담 장관직과 본부는 2020년 말까지 존속하게 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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