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디클]유승준 심경고백
※ '왁자디클'은 왁자지껄과 디지털 클릭의 합성어로 온라인 주간 핫이슈를 다룹니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유승준이 13년 만에 한국의 대중 앞에 선 인터넷방송을 두고 온라인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지만 여론은 그의 입국이 거부됐던 13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난 여론에 더해 입대 연령을 넘긴 시점에 군대를 가겠다고 나선 의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세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승준은 지난 19일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통해 지금이라도 군대에 가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군대를 갈 수 없는 나이에 군대를 가겠다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의 시선을 싸늘했다. "그의 입대를 위해 법을 개정하라는 것이냐"며 "여전히 한국을 우습게 알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유승준은 27일 재차 인터넷방송을 하며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미 지난해 군대를 가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연령 제한 문제는 몰랐다는 게 골자다. 미국 세금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납세하고 있으며 논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 제작진의 욕설이 그대로 방송되면서 그의 진정성은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승준을 옹호하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독 유승준에게만 가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병역기피 전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다수 있다. 병역을 면제 받은 일부 고위 공직자들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해 군대를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론뿐만 아니라 법무부, 병무청도 완강하다. 결국 유승준은 13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소통에 실패한 셈이다.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2002년은 지금보다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가 다양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의도나 생각을 전할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제나 자신의 의견을 세계 곳곳에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유승준이 처음 방송을 예고한 것도 SNS를 통해서였다. 이번에 그가 택한 '아프리카TV'도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방송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소통의 수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 졌지만 유승준이 여전히 한국의 대중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리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도 결국 본질을 윤색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 아닌가 싶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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