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가뭄 계속으로 모내기도 늦춰… 쌀 소비량 감소로 재고만 늘어 깊은 한숨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강화군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사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지역대표 농산물 브랜드인 ‘강화섬쌀’의 판매마저 부진해 이래저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27일 강화군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모내기가 한창이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점·양사면 등 강화 북부지역은 관정개발로도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모내기 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강화군 강수량은 605.3mm로 전년도 1275mm에 비해 절반도 안 됐다. 평년 강수량 1346.7mm에 한창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 12일까지 103mm의 비가 내려 91mm 강수량을 보인 지난해와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강화군 저수지 31곳의 저수율마저 50%에 불과하다. 저수율 30%에 못 미치는 저수지도 8곳이나 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저수율이 평소 85%에서 한창 밑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6~7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까지 나와 가뭄피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군은 예산 1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관정개발과 저수지·배수로 준설 등을 통해 농업용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관정개발로 170공을 완료했지만 예년보다 비가 절반도 안 내려 농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현재 북부지역 400ha는 모내기 시기를 늦춘 채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화군은 또 올해 쌀 판매 부진과 재고량 증가로 어려움이 크다.
강화농협 통합 미곡종합처리장은 지난해 강화군에서 생산된 쌀 4만9276t 가운데 47%인 약 2만3000t을 수매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기준 쌀 판매량은 수매량의 26%에 불과한 6000t이다. 이는 전년 판매량의 45%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천시와 농협인천본부를 중심으로 ‘강화쌀 팔아주기’ 운동에 나서고 있으나 재고량이 많다 보니 정사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시 소속 공무원은 물론 산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임직원까지 참여를 확대시켜 강화쌀 8000포대 팔아주기 운동을 펼친다.
고석현 강화남부농협조합장은 “전년도 수매량 증가와 1인당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해 쌀 재고 누적이 늘어난 반면 거래처 발주물량은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시민들이 강화쌀 팔아주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화군 지역 농산물 브랜드인 강화섬쌀은 지난해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 쌀 부문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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