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라배마 이은 2공장 가능성…美법인장이 언급
-앨라배마 주정부차원서 꾸준히 현대차에 요청
-인도 3공장은 정몽구 회장이 모디 총리 면담후 "검토중"밝혀
-현대차,"원론적 차원 언급"선 긋지만 구체화시 구자라트 유력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대자동차의 미국 제 2 공장과 인도 제 3공장 건립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과거에는 현대차의 투자를 바라는 미국과 인도 현지에서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두 건 모두 현대차 고위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어서 건립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린다. 다만 현대차는 두 사안 모두 검토단계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고 당장의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글로벌 양산경쟁과 미국시장의 성장세에 대응해 어떤 식으로든 향후 생산전략을 금명간 내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단독면담을 마치고 나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입을 통해서 나왔지만 현대차의 인도 제 3공장 건립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현대차그룹도 대규모 공장투자는 장기적 안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힘으로써 인도 신공장건립에 대한 확산론을 차단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27일 "'3공장 검토 중'은 말그대로 인도 정부의 공장건립요청에 대한 원론적 수준의 답변"이라면서 "공장 건립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장건립을 당장 추진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워딩(정 회장의 멘트)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도 19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ㆍ인도 CEO포럼에서 아시아경제 기자와 만나 인도 제3공장 건립에 대해 "공장 건립은 대규모 투자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2억 인구의 인도 시장이 갖고 있는 매력과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정책, 인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수출대상국의 자동차시장여건 등의 제반여건이 갖춰지면 인도 3공장 건립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현지에서 현대차 3공장 후보지로는 안드라 프라데시, 라자스탄, 구자라트 등 3개주가 후보지로 거론돼 왔으며 최근 모디 총리의 정치적 고향인 구자라트가 유력한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현대차는 공장후보지를 물색해왔으며 인도와 구자라트정부가 인프라지원을 적극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3공장 부지에 200만㎡와 협력사가 들어서는 부지로 추가로 80만∼120만㎡ 등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1,2공장이 들어선 첸나미공장 면적(214만㎡)수준이다.
모디총리는 1980년 인도인민당(BJP) 집권 시기의 2~3%대의 낮은 경제성장률로 대변되는 힌두레이트(Hindu Rate)를 떨쳐버리기 위해 구자라트 주 수상 당시의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 및 사업 환경 조성에 성공적인 모델을 증명했고 이로 인한 국민의 전폭적인 기대를 받으며 현 정권을 잡아 '인도 셀링'에 나섰다.
모디 총리의 '메이크인 인디아: 인도에서 만들라'는 특단의 친(親)기업 정책을 통해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모이 총리는 특히 정책 발표 시 '단 하나의 기업도 정부 규제 때문에 인도를 떠나게 하지 않겠다'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인도에 진출한 완성차업체들도 양산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시장 내 1위를 확고하게 점하고 있는 스즈끼마루티의 경우 구자라트 주에 스즈끼 독자 투자를 통해 2017년부터 연산 10만 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현 생산능력 수준인 연산 150만 대 규모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혼다 또한 향후 400억 루피(한화 6840억원)를 투자해 구자라트에 연산 10만~12만5000대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2017년 3월 이전에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드가 24만대, 르노-닛산이 8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 증대를 계획하고 있고 폭스바겐 역시 기존 13만 대 규모인 마하라슈트라주의 차칸 공장의 생산능력을 3교대 운영/시설 보수 및 개선 작업을 통해 20만 대 규모까지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미국 2공장설은 현대차 고위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왔다. 앞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재무본부장)이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잠깐 언급한데 이어 최근 미국 법인대표인 데이브 주코브스키 최고경영자가 쏘나타 하이브리드 미디어 행사에서 "60~90일 사이에 미국 2공장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불을 지폈다.
미국 2공장설은 현대차가 늘어나는 미국 자동차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함께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수요는 올해 1680만대에서 2017년에는 17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미국 공장 생산량의 한계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2013년에는 미국 전체 판매량의 44% 정도였지만, 올해는 46%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산 40만대 규모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쏘나타와 아반떼를 생산중이고 SUV인 싼타페는 미국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위탁생산 중이다.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는 지난해 생산능력은 37만대이나 실제 생산은 40만대에 근접해 가동률이 107.8%에 달한다. 국내사업장(104.9%)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쏘렌토도 혼류생산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싼타페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공장부지는 앨라배마 인근이 유력하지만 제 2,3후보지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는 앨라배마(11억달러)와 조지아(10억달러)공장 투자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에 제2공장이 건립되면 현대ㆍ기아차의 전 세계 생산능력은 2018년에 92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생산 비중도 현재 54.7%에서 2018년에는 60%를 넘게 된다.
신영증권도 리포트에서 "미국 2공장과 인도 3공장 증설이 확정되면 현대차 그룹은 2018년 기준 10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기준 현대차 그룹 합산 생산 능력은 812만대 수준으로, 2016년 현대차 중국 4, 5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에는 9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2공장과 인도 3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의 생산 능력은 1032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일 연구원은 "현대차 미국 2공장은 투싼, 싼타페, 신형 대형SUV, 신형 픽업트럭 등 LT 생산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며 "인도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수 년간 고속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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