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세 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는 첫 확진환자와 5시간 동안 2인용 병실을 함께 사용하다 감염되면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첫 확진환자(67)는 지난 4일 귀국한 뒤 일주일 후인 11일 발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하다 전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를 간호하던 부인(63)도 호흡기 증상을 보여 전날 유전자 검사에서 메르스 환자로 확인됐고,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첫 확진 환자와 같은 입원실(2인실)을 사용한 남성(76)도 이틀전부터 발열 증세를 보이다 이날 양성 판정이 나왔다. 불과 5시간을 같은공간에서 지내다 메르스에 감염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공기 전파가 아닌 입자가 비교적 큰 비말 감염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감염력 낮다고 보고있다.
감염내과학회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첫 확진 환자가 기침할 경우 2인실 침대간 간격이 좁아 비말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접촉한 의료진과 주변 환자의 2차 감염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감염자들 모두 고령인 만큼 면역체계가 약해져 쉽게 감염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김 교수는 "연령은 60~70대의 폐질환과 심장질환 등 지병이 있는 분들이 사망률이 높다"면서 "낙타 농장 거주자나 낮타 젖을 생으로 먹은 50~60대 환자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신종 전염병인 메르스는 2012년 9월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456명으로 치사율은 40%에 달하지만, 전염력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복기(2~14일)에는 감염이 안되며 중동지역에선 2차 감염율은 10~20%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격리병원장은 "메르스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낮다"면서 " 두 번째 환자의 경우 미열만 있고 증상은 없는 상황"이라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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