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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키운 드론 업계의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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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진학 실패 후 홍콩서 공부...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 70% 장악

중국이 키운 드론 업계의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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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프로펠러 4개짜리 무인 항공기(드론) 한 대가 미국 백악관 건물에 부딪친 뒤 잔디밭으로 떨어졌다. 애호가가 재미 삼아 날렸으나 추락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東京)도 치요다(千代田)구 총리 관저 옥상에는 방사능 마크가 부착된 플라스틱 용기를 탑재한 드론이 떨어져 있었다.


이들 드론은 왕타오(汪滔ㆍ34)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이끄는 중국의 다장촹신커지(大疆創新科技ㆍDJI)에서 만든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다장은 현재 민간용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다장은 드론 40만대를 팔았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팬텀' 모델이다. 다장은 지난해 매출 5억달러(약 5400억원), 순이익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다장의 기업가치를 100억달러로 추정한다. 왕 CEO가 지분 45%를 갖고 있으니 그의 자산 규모는 45억달러인 셈이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왕 CEO에 대해 "가슴 아닌 머리를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직설적인 성격의 그는 지는 것을 싫어해 1주 80시간 이상 일한다. 언제든 눈을 붙일 수 있도록 그의 사무실 책상 옆에는 나무 침대가 놓여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신제품 '팬텀3' 발표회에 왕 CEO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팬텀3가 자신의 바람과 달리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를 높이 평가하지만 내가 진정 존경하는 인물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왕이 비행 물체에 매료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다. 그는 틈만 나면 비행기에 관한 글을 읽었다. 공부는 그 뒤의 일이다. 어린 그에게는 카메라가 탑재된 날틀이 공중에서 자기를 따라오도록 만드는 게 꿈이었다.


왕은 애초 MIT나 스탠퍼드 같은 미국의 1류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들 대학으로부터 모두 퇴짜 맞고 결국 홍콩과기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게 됐다. 왕은 대학 4학년 때 단체 프로젝트로 헬기 조종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 새벽 5시까지 프로젝트에 매달렸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왕을 눈여겨본 이가 리쩌샹(李澤湘) 교수다. 로봇공학자인 리 교수는 왕의 리더십이 강력하고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 정도가 높다는 판단 아래 그를 대학원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였다.


현재 상하이(上海) 소재 자오퉁(交通)대학에서 재직 중인 리 교수는 "왕이 다른 학생들보다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학교 성적이 기업의 실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언자 겸 투자자로 다장 창업에 관여한 리 교수는 현재 지분 10%를 지닌 다장의 회장이기도 하다.


왕이 드론 원형을 개발한 것은 2006년 대학 기숙사에서다. 그리고 같은 해 200만위안(약 3억5190만원)으로 다장을 출범시켰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에 자리잡은 다장은 특허 수백건을 확보해놓고 있다. 자사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됐다 싶으면 경쟁사를 가차없이 제소하곤 한다. 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장이 경계하는 경쟁사 가운데 하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자리잡은 3D 로보틱스다. 정보기술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을 역임한 크리스 앤더슨이 세운 3D 로보틱스에는 다장 출신 엔지니어 다수가 포진해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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