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징계안 처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자문기구인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기능까지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리특위는 19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의원 징계안도 전체회의에서 다루지 않았다. 손태규 윤리심사자문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서둘러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이 이 같이 언급한 것은 윤리심사자문위가 내놓은 의견을 윤리특위가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열심히 의견을 제시해도 특위에서 막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징계안이 윤리특위에 접수되면 윤리심사자문위에 징계의 타당성 여부와 징계 수위를 결정해 특위에 의견서 형태로 제출하게 된다. 윤리특위는 자문위 의견을 바탕으로 심사를 통해 최종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문위가 말 그대로 '자문' 역할에 그치다보니 의견의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윤리특위 관계자는 "헌법에 의원에 대한 징계는 의원만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며 자문위 기능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자문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윤리특위부터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해 징계를 남발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의원들이 동료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 그러다보니 징계대상이 아닌 사안에 대해서도 징계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윤리특위에 따르면 윤리심사자문위가 심사한 24건의 징계안건 가운데 11건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징계가 남발하는 것도 윤리특위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확실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안건만 심사한다면 윤리특위의 영향력도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특위는 징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따지는 사전조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만 하다는 입장이다. 자문위에 사전조사 기능을 부여해 징계 대상만 가려 윤리특위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윤리특위 위원장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이 사전조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제도를 살피기도 했다.
윤리심사자문위 강화방안은 법안으로도 제출된 상태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 보수혁신위에서 제기된 자문위 기능 강화 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 자문 역할을 빼고 강제성을 부여한 '윤리심사위' 설치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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