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동권익센터 "서울지역 청년층 실질실업률 31.8% 추정"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만 15~29세) 3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서울시 노동ㆍ고용 정책의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발간한 '통계로 본 서울의 노동: 산업ㆍ고용ㆍ취약노동자 구조'를 통해 지난해 서울지역 청년층의 실질실업률이 31.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14일 밝혔다.
실질실업률은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공식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질적 실업자'를 추가한 개념이다. 예컨대 구직을 원하지만 여건상 이를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경우 주당 18시간 미만을 근무하는 형태를 포함해 제대로 된 취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 등이 포함된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이번 조사 역시 통계청ㆍ고용노동부 등의 공식 통계에 재가공과 추정을 거친 결과다.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의 전체 실질실업자 수는 94만3000명으로, 실질실업률은 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의 명목실업률 4.5%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청년계층의 경우 지난해 실질실업률이 31.8%로, 실질실업자가 40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통계상의 한계로 이번 조사에서는 18시간 미만 불완전 취업자가 제외됐다"며 "이를 포함할 경우 서울의 청년 실질실업자는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의 명목실업률은 10.2%로 199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년층의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지난달 27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년에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이미 청년 고용 절벽이 시작됐다"며 "내후년까지 3년간 청년 고용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용식 서울노동권익센터 연구원은 "정부와 서울시 등이 명목 청년실업률 10.2%, 청년실질실업률 31.8%라는 수치가 가지는 심각성을 정확히 이해한 정책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특히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이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채찍과 당근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서울지역의 취약노동자(비정규직, 간접고용 근로자 등)의 비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상 비정규직 비율(한국비정규노동센터 집계방식) 54.2%에 기업공시자료 상에 나타난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 18.8% 등을 합산한 뒤, 파견·용역 등을 제외한 결과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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