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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빠, 삼빠, 갤빠…'-빠'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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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빠, 삼빠, 갤빠…'-빠'의 기원 ▲뉴욕 5번가 애플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출처-비즈니스 인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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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애플빠', '삼빠', '수지빠', '헬스빠'…….

특정 인물이나 브랜드, 취미에 대해 열광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접미사 '-빠'.
이 단어는 이제 신조어라고 부르기도 무색할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갑자기 생겨난 말도 아니다. 10년 이상 사용된, 나름의 역사가 있는(?) 단어다.
'-빠'의 근원은 1990년대 중반을 설명하는 데 빠트릴 수 없는 단어, '빠순이'에서 비롯됐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따라다니는 극성 팬 중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오빠와 순이의 합성어 '빠순이'. 처음 '빠순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때에만 해도 부정적인 의미가 짙었다. 10대 학생들이 모든 일을 제쳐두고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만 쫓아다닌다는 시선도 '빠순이'라는 단어에 집약됐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빠순이'는 '-빠'라는 접미사로 변형돼 사용되기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퍼진 것이 바로 2002년 대선 때다.


당시 노무현 후보가 열렬한 지지를 받자, 노 당시 후보를 반대하는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지자들을 '노빠'라 부르기 시작했다. '빠순이'의 부정적인 의미를 담았던 것. 그러나 지지자들은 예상과 다르게 행동했다. 이 말에 담긴 경멸의 뉘앙스를 걷어내고, 기꺼이 스스로 '노빠'를 자청하고 나선 것.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도 노빠입니다'라며 '노빠 인증'을 하고 나선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후부터 정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후보 지지자들을 '-빠'로 부르기 시작했다.


'-빠'의 반대말인 '-까'도 있다.


'-빠'와 '-까'가 극명하게 대립한 사건은 2005년에 불거졌다. 당시 대한민국은 '황빠'와 '황까'로 쪼개졌다. '황빠'는 황우석씨를 (뜨겁게) 지지하는 사람을 뜻하고, '황까'는 황우석씨를 (거세게) 비판하는 사람을 뜻했다.


처음 황우석씨가 줄기세포 연구로 언론을 달굴 때에는 '황빠'가 대부분이었지만, 논문 조작 사태가 불거지자 '황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빠'의 대척에 있는 '-까'는 드센 반대자, 이른바 안티팬을 뜻한다. '남의 결점을 들어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 '까다', 비속어인 '까고 있네(웃기고 있네)'와 같은 표현해서도 유래했다.


이 단어들이 인터넷에서 유래된 말이었기 때문일까. 최근 몇 년간은 IT 기기 유저들 사이에서 '빠'와 '까'가 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애플빠'를 자청하고 나선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빠'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분별력없는 사람들을 지칭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특정 브랜드나 인물의 '전문적인 팬'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하다.


국내 환경에서 애플 제품들을 사용하기가 어려웠지만(인터넷 뱅킹, 정부 전자민원사이트 등), 애플 유저들은 애플의 제품 완성도와 디자인 때문에 사용을 포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애플빠'를 자청하면서, '-빠'는 본격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뉴욕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 앞에서 날을 새며 기다리는 사람들, 아이패드의 새 제품을 처음 구매할 수 있는 맨 앞자리가 900달러에 거래되는 등의 사례가 알려지며 '-빠'가 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자연스럽게 인식됐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최근 자사 브랜드의 '빠'를 만들어내고자 노력 중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긍정적인 팬이 있다면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중국 브랜드인 '샤오미'의 빠도 생겨나고 있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 이른바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샤오미빠'가 생겨난 것.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은 '-빠'의 존재가 곧 해당 브랜드의 인기를 뜻하는 단어로 인식하고 있다"며 "더이상 '-빠'들이 맹목적이 아니라, 제품의 가치체계를 이해하는 제대로 된 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본을 투입해 만들어내는 어떤 광고, 마케팅보다 몇 명의 '-빠'들이 기업들에게 매우 소중한 것도 그 이유"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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