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북한이 지난 9일 수중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은 잠수함이 아니라 물 속에 잠겨있는 바지선에서 발사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군사문제에 정통한 조지프 버뮤데즈 '올소스 애널리시스' 선임분석관은 12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분석결과를 밝혔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북한 언론이 공개한 사진자료를 보면 마치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과 같은 인상을 받지만 나는 이것이 사실인지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수심 몇m 아래에 놓인 바지선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언론이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인 10일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가 신포 남부 조선소 부두 전경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부두에 정박된 잠수함 바로 옆에 가로 10m, 세로 22m 크기의 바지선이 계류돼있다. 잠수함 꼭대기에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쓰이는 높이 9.4m, 넓이 1.7m의 수직발사관이 관찰됐지만 실제로 발사실험에 쓰이지 않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지난해 10월 잠수함을 진수한 북한이 6∼7개월 만에 잠수함 탄도탄을 시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수중 발사실험에 성공했다는 것은 현 단계의 북한 기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실험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발의 초기 단계에 필요한 통상적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에 사용된 미사일은 가짜 모의탄이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로 추정했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발 능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개발단계에 놓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증하는 위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 정보당국도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아니라고 자체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필요한 압축가스 사출시스템을 시험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초기 단계의 시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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